[MLB] 텍사스 포지션별 분석 (5) 외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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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딛을 틈이 없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는 여느팀과 같은 3곳. 그러나 선수는 넘친다. 후안 곤잘레스·러스티 그리어·칼 에버렛·프랭크 카탈라노토·게이브 케플러 등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선수만도 5명이다.

자리를 얻을 것이 확실한 선수는 곤잘레스와 에버렛. 어느팀에서도 중심타선을 맡을 수 있는 두 선수는 이미 자리를 확보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쟁에 들어간 그리어·카탈라노토·케플러 가운데 유력한 선수는 지난시즌 좋은 기량을 보였던 카탈라노토. 그리어는 매시즌 3할 20홈런 80타점이 가능한 선수지만 부상으로 보낸 2년이 부담스럽고 케플러는 투수력을 보강하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카탈라노토-에버렛-곤잘레스로 이루어질 외야진은 타격에서도 내야 못지않은 파워와 정확성을 자랑한다. 에버렛과 곤잘레스는 매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선수들이며 카탈라노토도 타격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수비도 좋다. 악동으로 소문난 에버렛은 의외로 섬세한 수비를 보여준다. 굴곡이 많은 앨링턴파크의 외야에서도 충분한 활약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곤잘레스도 비난을 받았던 이전과는 다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거치며 수비가 한결 부드러워 졌다. 여느 중남미 선수들처럼 강한 어깨는 기본이다.

벤치멤버도 수준급이다. 비록 부상의 전력이 있지만 러스티 그리어는 레인저스를 대표하는 선수다. 부상으로 인해 주전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만 한다면 레인저스는 올스타급 외야진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최상의 시나리오는 케플러와 그리어를 트레이드 카드로 투수진을 보강하고 카를로스 페냐(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라이언 루드윅을 제 4의 내야수로 쓰는 것이다.

새롭게 팀을 바꾼 박찬호의 입장에서는 조금 향상된 외야진을 느낄 수 있다. 다저스 소속인 숀 그린과 개리 셰필드(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올스타 외야수들이며 후안 곤잘레스와 칼 에버렛에 비해 나쁜 선수들이 아니다.

한 가지 나아진 점은 마키스 그리솜과 톰 굿윈이 지키던 중견수 수비가 한층 강화됐다는 것이다. 에버렛의 중견수 수비는 굿윈보다 확실히 낫다.

레인저스의 마이너리그에도 좋은 외야수들이 넘치고 있다. 2000년 플로리다리그 MVP인 케빈 멘치와 2루수에서 중견수로 전향한 제이슨 로마노, 트레이드로 영입한 라이언 루드윅 등은 올시즌 후반기 부터는 빅 리그에 모습을 드러낼 선수들로 평가 받는다.

트레이드 전과 비해서 달라진 점은 외야수로의 전향이 확실시 됐던 행크 블레이락이 3루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미래의 1루수' 페냐의 트레이드는 2001시즌 드래프트에서 발목골절과 수비의 과대평가로 전체 5번으로 내려앉은 마크 테익세이라의 1루행이 가시화 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1루를 놓고 멘치와 테익세이라의 2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넘쳐나는 선수들로 레인저스의 외야는 한 동안 공백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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