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박은 보름달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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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내가 만일 814만 5,060분의 1의 주인공이 된다면, 그것은 로또의 6개 숫자를 모두 맞춰 1등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대박나세요’ 라는 말은 ‘부자되세요’라는 말의 또다른 덕담이다.

대박(大舶)의 사전적 의미는 큰 배나 혹은 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순수한 우리말의 대박은 ‘흥부전’에 나오는 초가집 지붕위나 담밑에 볼 수 있는 바가지를 만드는 큰 박이란 뜻도 있다.

박의 원산지는 인도·아프리카 지방으로, 중국에서는 약 2천년 전부터 재배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대박= 부자라는 의미는 박이 둥글고 종자가 많기에, 생명력과 생산성, 불멸성의 상징을 뜻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작은 초가집 지붕위에 둥근 박이 열렸다. 박은 조금씩 커지면서 하늘에 뜬 둥근 보름달만큼 커지면 자신의 몸에서도 달처럼 환한 빛이 나리라고 잔뜩 기대를 했다.

가을이 깊어지자 달은 보름달만큼 커졌다. 그렇지만 자신의 몸에서는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박은 실망하여 보름달에게 자신의 몸에서는 왜 아무런 빛도 나지 않느냐고 묻자, 보름달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전에 내가 만난 한 아이가 있었어. 그는 텔레비전을 보고 처음에는 탤런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어. 그러더니 얼마후에는 재미난 동화책을 보고 아름다운 동화책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지.“

둥근 박은 궁금한 듯 보름달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그 아이는 꿈을 이뤘어요?”

보름달은 다시 천천히 대답했다.

“어른이 된 그 아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 엄마가 되었다”

보름달의 말을 들은 박은 고개를 떨구며 “ 그 아이는 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

을까요?”하고 재차 물었다. 보름달은 박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그것은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 다르기때문이란다.“

그 이후 한달이 지나서 보름달이 박을 다시 찾아 왔을 때,전보다 더욱 노랗게 익은 박은 보름달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달님, 드디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어요. 저는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바가지가 되겠어요.”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흥부전에서 처럼 금은 보화를 얻는 것이 아니다. 둥근 박처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고가 되는 것이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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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 닥터뉴스 대표이사 기자 kyh6384@hanmail.net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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