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공 융합 SF의 무대가 된 까닭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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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왼쪽부터 라나 워쇼스키와 출연 배우 배두나?짐 스터게스, 앤디 워쇼스키. [양광삼 기자]

SF 대작영화 ‘매트릭스’ 시리즈(1999~2003)로 할리우드에 영상 혁명을 일으켰던 라나·앤디 워쇼스키(미국) 남매 감독. 이들이 신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다음 달 10일 개봉) 홍보차 한국을 첫 방문했다. 주제곡까지 작곡한 톰 티크베어(독일) 감독과 함께다. 동명의 SF소설(데이비드 미첼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은 1849년 태평양부터 2321년 미래행성까지 6개의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끊임없는 인연과 윤회 를 그렸다. 2144년 미래 도시 ‘네오 서울’의 클론 ‘손미’를 연기한 배두나(33)를 비롯, 톰 행크스·할 베리·휴 그랜트 등 배우들이 에피소드에서 1인 다역을 소화했다.

 워쇼스키 남매는 13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 분단국 수도인 서울은 냉전의 과거 이미지와 발전된 현재 모습, 통일 후 미래상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속 배경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라나 워쇼스키는 “윤회 같은 동양 사상에 심취해 있다. 전작들에서도 동서양 사상의 융합을 시도했었다”며 “다시 태어나도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혼·철학이 담긴 영화를 좋아하는 아시아 관객들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같은 뱀파이어 소재 한국 영화 ‘박쥐’(박찬욱 감독)와 미국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비교해봐도 인간의 욕정·욕망을 파고든 ‘박쥐’가 더 심오하다”고 덧붙였다.

 라나·앤디 워쇼스키는 원래 형제간이다. 얼마전 라나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해 화제가 됐다. 동생 앤디는 “외모가 내면에 맞게 맞춰졌을 뿐 그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다. 현재 모습의 라나와 일하는 게 더 즐겁다”고 말했다. 세 감독은 배두나의 연기에 대해 “국보급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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