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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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오바마

미국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 21일 백악관에선 식탁에 오를 칠면조를 ‘사면’하는 연례 이벤트가 열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간 ‘워싱턴이그재미너’는 27일 “그 칠면조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역대 가장 자비심이 없는 연방정부라고 꼬집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는 가장 가혹한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펴고 있다. 빌 클린턴 정부의 월간 추방 이민자는 평균 9000명, 그 뒤를 이은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배가 넘는 2만1000명을 기록했다. 오바마 대에 이르러선 이보다 57% 상승한 3만3000명에 이른다.

 마약 단속도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州)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판매하는 이들에게 연방정부 마약 단속반이 들이닥쳐 수갑을 채우고 물건을 압수하는 일이 오바마 정부 들어 캘리포니아에서만 수십 차례에 달했다. 콜로라도·워싱턴 등 상당수 주들이 주민투표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연방정부의 단속이 주의 결정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이그재미너는 지적했다.

오바마는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악명 높은 관타나모 군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공약했다. 부시 정부가 테러 용의자를 기소 없이 임의로 수감하던 곳이다.

하지만 수용소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백악관 법률고문이 이에 항의해 사임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한술 더 떠 변호사의 수감자 면회를 제한하고 인신보호를 규정하는 관련 근거를 없애기까지 했다.

 이 밖에 현 정부가 전과자에 대한 사면에 로널드 레이건이나 부시 같은 강경 보수 정권보다도 인색해 이들이 취업·이민 등 ‘제2의 인생’을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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