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는 오바마, 시진핑은 바이든에게 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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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중국과 일본·유럽 등 각국 정부는 환영을 뜻을 전하며 2기 오바마 행정부가 자국 정세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흡수와 환율 조작 문제 등으로 줄곧 오바마와 롬니의 공격 대상이 됐던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중·미 두 나라 국민과 세계에 이익을 주는 쪽으로 미국 측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7일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도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당선 축전을 보냈다. 후 주석은 축전에서 “지난 4년간 양국 간 공동 노력 아래 중·미 관계가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다”며 “중·미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세계 평화 안정, 발전에 이롭다”고 강조했다.

 이란 공격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축전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략적 동맹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롬니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이스라엘과 미국은 그 어떠한 이견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는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영방송이 미국 대선 결과를 톱뉴스로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오바마의 재선에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7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린 라오스에서 귀국하자마자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NHK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제한을 완화하고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에 보조를 맞췄던 오바마 1기 때의 양국 간 협력 노선이 2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무엇보다 ‘아시아 중시’를 주창하는 오바마의 재선으로 큰 외교정책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데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경제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일본 경제계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이 동참을 고려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본격화되면 미국이 자동차·보험 분야에서 일본에 강도 높은 자유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은 오바마의 재선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은 유럽이 재정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필수적인 정책 공조 대상이다. 따라서 익숙한 파트너인 오바마의 재선은 유럽이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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