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초저금리로 대규모 자금이탈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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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두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시중자금이 투신의 채권.주식형 펀드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콜금리가 4.5% 수준으로 인하됨에 따라 이번주 은행권수신금리가 MMDA 등 단기성수신상품을 중심으로 최고 0.5%포인트까지 하향조정된다.

일부 은행들은 정기예금고시금리도 낮출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찾아시중자금의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은행의 수신금리가 5%대 중반으로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경우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여서 은행권의 자금이탈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불안의 여파로 금융기관에 머물러있는 자금이 대부분 단기부동화돼있어 금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투신, 종금사 등의 단기부동자금 규모는 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이달들어 지난 7일까지 1조9천억원이 빠져나간반면 투신의 머니마켓펀드(MMF)로는 1조1천억원이 유입됐다.

은행의 저축성예금이 2조원 정도 늘었지만 금리가 내려가기전 미리 가입한 고객자금으로 향후 감소세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이번 금리인하로 시중자금이 주식형채권으로 옮겨갈 경우 주가상승을 부추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아직까지 주식형으로의 자금유입은 뚜렷하지 않다.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의 경기상황 등 대외여건에 의존하고 있는 부문이 크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을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또 부동산으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인플레기대심리를 부추겨 가뜩이나 관리가어려운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에는 콜금리 인하이후 투신사로 자금이동이 폭증하면서 MMF 및 단기채권투자신탁을 중심으로 13조3천억원이 유입된 반면 은행계정 수신은 4조6천억원이 증가해 전월(7조9천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금리인하로 투신사 등 2금융권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여건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기대수준에 못미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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