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이, 뇌 구조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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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언어를 제어하는 뇌 부위에 해부학적인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튤레인대 앤 파운더스 교수는 미국 신경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 최신호(24일자)에서 말더듬이는 뇌에서 언어와 말을 통제하는 부위인 측두평면(側頭平面)의 모양이 정상적인 사람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말더듬 증상은 심리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뇌의해부학적 구조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말을 더듬는 16명과 그렇지 않은 16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조사한 결과 말을 더듬는 사람의 측두평면이 정상인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파운더스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언어를 관장하는 뇌 부위의 해부학적 차이가말을 더듬는 증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것이 입증된다면말더듬을 치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뇌의 측두평면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가 말을 더듬는 사람에서 훨씬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으나 말더듬 증상이 뇌 구조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차이로 모두 설명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말을 더듬는 사람들 안에서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 그리고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사이에 뇌 구조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파운더스 교수는 "뇌의 삼각부(三角部)가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훨씬 컸고남자가 여자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성별과 주로 사용하는 손 등이 뇌의 구조, 나아가 말더듬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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