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목 받았던 신인들(15) - 200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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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즌 신인왕 후보에는 단 3명의 선수들만이 선정되었는데 SK의 좌완투수 이승호, 한화의 조규수등 고졸 신인들과 삼성의 대졸신인 투수 이용훈 등이었다.

2000 시즌의 신인 선수들의 활약은 여느해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었는데 신인왕 후보에 올랐던 세명의 선수들 모두 시즌 초반에는 깜짝 돌풍을 일으켰지만 중반 이후 체력적인 문제점과 컨디션 난조로 인해 더이상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한다.

타자 부문에서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중의 한명이었던 강혁(두산)이 아마시절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채 시즌 후반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전력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으면서 후보에조차 명함을 내밀지 못하게 된다.

1. 와이번스의 희망봉 - 이승호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1억 6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SK의 전신 쌍방울에 입단한 이승호는 176cm로 투수로서는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145km대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고교 시절에는 팀을 황금사자기 정상에 올려놓으며 입단 당시에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시즌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8회 마무리로 등판 이승엽,김기태,프랑코,스미스등 기라성한 타자들이 즐비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마운드가 허약한 팀내 사정으로 인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와이번스 마운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낸다.

체력적인 문제와 경험 부족으로 인해 슬럼프를 겪기도 하였지만 10승 12패 9세이브 방어율 4.51의 성적은 투,타가 허약했던 SK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한 송지만을 대신해 출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게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올시즌 선발로 임무가 고정되며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장기레이스 운영에 얼마만큼 적응된 모습을 보이는가가 올시즌 팀과 개인의 성적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2.'미완의 대기'에 그친 아기독수리 - 조규수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팀내 역대 고졸 신인사상 최고 대우인 2억 8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조규수는 시즌 초반 5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키나 체력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며 긴 슬럼프에 빠져들게 된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삼성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던 그는 10승 12패 방어율 5.05의 성적을 거두며 이승호와 신인왕 경쟁을 펼쳤으나 아쉽게도 신인왕 타이틀을 얻는데는 실패한다.

올 시즌에는 송진우,이상목,한용덕 등 노장투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선발진에서 영건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데 최동원 투수코치를 통해 한층 안정된 경기운영 능력을 전수받으며 지난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역시 장기레이스에 체력적으로 얼마만큼 적응된 모습을 보여주는가가 올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3. '시즌 전반기 대풍작, 후반기 대흉작' - 이용훈

경성대를 졸업하고 2억 5천만원에 삼성에 입단한 이용훈은 시즌 개막과 더불어 삼성의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하며 초반에는 승승장구한다. 전반기에만 8승을 거두며 신인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후반기에는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단 1승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만다.

손쉽게만 보이던 두자리 승수 달성에도 실패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던 그는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도 마운드에만 서면 지나치게 생각이 복잡해지는 성격탓에 자신의 구위만큼의 좋은 결실을 맺지는 못한다.

9승 7패에 선발 투수로서는 지나치게 높은 5.63의 방어율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첫 등판한 롯데전에서는 지난해보다는 한층 여유가 있어진 모습을 보이며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는데 과연 올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거둘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4. 결 산

2000 시즌은 사상 유례가 없는 흥행불황을 겪었는데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신인 선수들이 없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입단 당시 고졸 신인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의 마일영,삼성의 배영수,LG의 장준관등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장래의 성장을 기약한채 시즌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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