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국체전 엠블렘 표절로 밝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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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지난해 10월 열렸던 제81회 전국체전의 엠블렘이 외국 작품을 거의 그대로 베낀 표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 사실을 알고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숨겼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일주일간 치러진 전국체전을 앞두고 대회 엠블렘과 포스터를 공모, 부산의 모 디자인전문회사가 출품한 작품을 엠블렘으로 선정해 사용했다.

부산시는 대회 개막 직후 제보를 통해 엠블렘이 91년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리카르도 칼레 보아라는 디자이너가 `버치 메이 스파두자'라는 기업의 의뢰를 받아 만든 회사의 마크와 색상 및 방향만 다를 뿐 똑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를 공개할 경우 잡음이 일어 대회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감춘 채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해당 디자인회사에 통보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엠블렘을 출품한 디자이너는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디자인 남부지원으로부터 3개월간 정부의 디자인혁신지원사업 참가 금지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체육계를 비롯한 시민들은 "부산시가 사전에 심사를 소홀히 해 표절작품을 대회 엠블렘을 사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셈"이라며 "특히 표절사실을 알고도 대회 후에 사과마저 않은 채 덮어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개막후에 표절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원만한 대회운영을 위해 공개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처리했었다"고 해명했다.(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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