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아이스링크에서의 농구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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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유일하게 지방경기가 열린 2일 오후 양산체육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레슬링경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양산시에 신축된 실내체육관이지만 막상 경기가 열리고 있는 코트 안은 추운 바깥 날씨와 별 차이를 못느낄 정도다.

관계자들조차 실내 온도를 체크하지 않아 이날 온도가 정확하게 몇 도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발이 시리고 손이 곱을 정도였으니 소매없는 짧은 상의와 반바지 하나만을 입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오히려 아이스하키나 스케이트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링크로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새 체육관 실내가 이처럼 추웠던 것은 천정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으로 전체 온도를 조절토록 한 시스템 때문. 온기가 미처 바닥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위에서 머무는 설계상의 잘못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자농구연맹 관계자는 "뒤늦게 경기장이 춥다는 사실을 알고 오전 7시30분부터 난방을 했지만 속수무책"이라며 "경기장 설계와 관리에 문제가 많다"고 양산시 측에 책임을 돌렸다.

연맹은 "양산시가 경기 하루 전날 관리직원 10명을 체육관에 발령하는 졸속 행정을 폈다"고 원망했다. 그러나 사전에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채 양산에 경기 일
정을 잡은 연맹도 책임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여자프로농구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연맹의 더욱 철저한 행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양산=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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