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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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기자 책상에 배달돼 오는 어린이책 신간만 20여권이 넘는다.가히 어린이책 출판 시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그 중에서 옥석을 가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부모들은 얼마나 더 막막하랴.

신간 〈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주자〉를 받아들고 '어린이책 고를 때 좋은 참고서가 되겠다'며 손뼉을 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단순명쾌한 저자의 문체와 설명이 답답했던 속을 콱 뚫어주는 듯 했다.

1998년부터 ‘가정독서지도’를 해온 저자가 상담사례와 자신의 자녀 교육 경험을 생생하게 풀어놓으며 ▶글을 깨우친 아이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것이 집중력과 창의력 발달에 좋다 ▶고학년이 된 아이에게도 그림책을 보여줘라는 등 바람직한 독서지도지침을 내놓는다.

특히 '아이들이 최초로 만나는 예술작품'인 그림책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각별해서, 좋은 그림책 고르는 요령을 제시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책 이름들을 거명하며 컬러화보를 통해 한눈에 직접 비교해볼 수 있게 했다.

또 대표적 동화작가인 정채봉 ·권정생씨의 일부 작품을 ‘종교적인 색채가 너무 짙다’고 평하는 등 국내 창작동화들도 과감히 비판한다. 이밖에 조기 예술 교육이라던지 부모가 대신 숙제를 해주는 경우 등 일반적인 자녀교육에 관해서도 따끔한 충고를 곁들이고 있다.

진보적 사회학도인 저자가 책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1백% 공감할 수 없다 하더라도 책이 아이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기회를 준다는 점만으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어른들 자신에게도 훌륭한 독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 주자〉/ 김은하 지음/ 현암사/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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