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카드시장 '불꽃'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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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의 냉각 분위기와는 달리 신용카드 시장이 폭발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기업 계열 LG카드와 삼성카드 간에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 급냉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전체 카드 이용액은 연말까지 작년의 88조원보다 2배 이상인 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계 통합카드인 비씨카드가 아직 부동의 선두를 지키는 상황에서 재계의 라이벌인 삼성과 LG카드의 2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97년말까지 삼성은 시장점유율 15.9%로 12.6%의 LG를 따돌리고 있었다.

이후 외환위기 상황에서 삼성이 초긴축 정책으로 부실회원 30만명을 퇴출시키는 등 방어에 주력한 반면 LG는 상품력을 강화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서 양사의 매출액 격차가 99년말 1천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 10월말 현재 카드의 외형 매출액이 LG 32조원, 삼성은 29조원으로 LG가 약 3조원 앞서고 시장점유율에서 LG 19.8%, 삼성 18.0%로 전세가 역전됐다.

지난 9월말 현재 금감원 보고기준에 따르면 순이익도 LG 3천17억원, 삼성 2천279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 연체액과 연체율은 삼성이 2천106억원에 3.5%, LG가 3천9억원에 4.9%다.

삼성측은 '연체율이 업계 전체의 절반수준으로 최상의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경쟁력은 단순한 외형보다 자산건전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연말을 앞두고 라이벌 카드사의 광고와 경품 행사 등 판촉 경쟁도 치열하다.

LG는 신인모델 박은혜를 내세운 `일상탈출-스노보드' 광고로 `젊은 카드'라는 브랜드 인식을 심는데 주력하고 있고 삼성은 탤런트 고소영 등이 나오는 `코믹결혼' 등 광고공세에 올해 작년의 갑절인 1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LG가 카드 네트워크 전문사인 비자인터내셔널 미국 본사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자 삼성은 비자의 라이벌인 마스타카드로부터 `최고상품상'을 따낸뒤 광고소재로 각각 활용하는 등 신경전도 요란하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시장에서 연내 LG가 삼성에 대해 역전승을 굳힐 공산이 커졌다'며 '삼성카드는 그룹 최고위층으로부터 `흑자에 매달리지 말고 무조건 LG를 앞서라'는 메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기침체로 개인파산자가 느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과도한 광고.판촉전으로 소비심리를 부추기기보다 서비스 개선과 신상품개발 등 고객만족 경영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채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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