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10배 강화, 발효유의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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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의 ‘국민 발효유’ 윌이 함유 유산균을 10배 강화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위장 내 증식을 억제하는 유산균들이다.

한국인에게 옆집 아이 이름보다 친숙한 세균이 있다. 한국인의 위 속에 많이 산다는 헬리코박터균이다. 만성 위염과 소화불량, 위궤양의 원인이며 림프종과 위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고약한 균이 이토록 유명하게 된 것은 바로 한국야쿠르트가 만든 헬리코박터균 억제 발효유 ‘윌’ 때문이다.

속쓰린 현대 한국인의 친구, ‘국민 발효유’ 윌이 올해 봄 더 강력해진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발효유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유산균이다. 새로운 윌에는 특허받은 유산균 ‘HY2177’과 ‘HY2743’이 기존 제품보다 10배나 강화됐다.

이 2종의 유산균은 헬리코박터균의 증식과 위벽 부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을 갖춘 윌의 핵심 무기다. 여기에 위에 좋다는 양배추와, 항암성분이 들어 있는 ‘세계 10대 수퍼 푸드’ 브로콜리가 첨가됐다.

올해 열두 돌을 맞은 윌은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의 기술력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베리 마셜 박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2000년 8월 첫선을 보인 후로 2004년 위 건강에 집중된 컨셉트를 위와 장까지로 확장했고, 2008년에는 석류와 복분자 라인을 더해 맛을 다양화했다. 2010년에는 위 운동성을 높여주는 탱자 추출물이 들어 있는 저지방 윌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윌의 누적 판매량은 25억 개에 달한다. 매출액으로는 2조6000억원이 넘는다.

장(腸) 건강 발효유 ‘R&B’(알엔비) 또한 이번 봄에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해 3월 등장한 알엔비는 사람의 장 타입을 ‘둔감한 장’과 ‘민감한 장’으로 나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 병에 140억 마리 유산균이 들어 있어 만성 변비가 문제인 ‘둔감한 장’은 운동을 촉진해주고, 잦은 배앓이를 하는 ‘민감한 장’은 부드럽게 보호하는 맞춤형 발효유의 등장이었다.

새로워진 알엔비에는 식이섬유 1000㎎이 더 첨가됐고, 변비 예방용 푸룬(건자두)맛 제품이 추가됐다. 알엔비는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200억원이다. 한국야쿠르트 이정열 마케팅팀장은 “42년간 유산균을 연구해온 기술력으로 한국인의 위와 장 건강을 위한 맞춤형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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