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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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27~2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를 열어 삼성전자의 내년도 경영방향을 '디지털 - e컴퍼니 실현' 으로 정하고 반도체.정보통신 등 각 부문별로 세계 일류화 전략을 적극 펴나가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삼성은 회의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목표를 사상 최대의 호황으로 기록될 올해 예상액 34조원 (3백30억달러) 보다 9% 늘어난 37조원으로 잡았으며, 수출은 올해 예상액 (2백10억달러) 보다 19% 늘어난 250억달러로 책정했다.

투자규모도 당초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 (6조4천억원) 보다 1조3천억원이 늘어난 7조7천억원으로 정한 뒤 반도체 등의 경기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은 "우리 경제가 어렵게 돌아가고 있어 안타깝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경쟁력 차별화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면서 "투자는 시황과 현금흐름을 감안해 완급을 조절해야 하겠지만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부문은 과감하게 집행해야 한다" 고 말했다.

李회장이 해외에서 전자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 2월 2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전자부문 사장단 전략회의를 가진 9달여 만이다.

사장단 회의에는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진대제 사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이기태 정보통신부문 부사장, 임형규 반도체 비메모리부문 부사장, 황창규 메모리부문 부사장, 최도석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 정준명 일본 본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삼성전자의 내년 사업방향과 관련,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 사업부문은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늘리고 박막액정표시장치 (TFT-LCD) 사업부문은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판매가격이 50% 하락해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완제품 부문에서도 일류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휴대폰 사업은 성숙산업으로 진입함에 따라 수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 소비자 기호와 제품 디자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기술수준이 일본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디지털TV는 세계시장 석권을 목표로 초기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삼성의 이번 전자 사장단 회의는 일본 히타치와 NEC의 합병, LG와 필립스의 브라운관 합작법인 설립 등 반도체와 정보통신 부분에서의 통합에 따른 전략 수립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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