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리젠트증권 주식 고가매입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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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고창곤 당시 대유리젠트 사장과 공모, 이회사 주가를 조작한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는 코리아온라인(이하 KOL)측에 매집한 대유리젠트 주식을 고가에 팔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KOL은 26일 시내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밝히는 한편 진씨와 KOL간 관계가 잘못 인식되고 있음을 해명했다.

피터 애버링턴 KOL 부회장은 "지난 1월 진씨가 `대유리젠트증권 주식 8%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유주식을 주당 6천원(액면가 1천원)대에 매입해 줄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애버링턴 부회장은 "당시 대유리젠트 주식의 시세는 진씨가 제의한 가격을 훨씬 밑돌고 있었고 진씨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지분도 부풀려진 것을 확인, 이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진씨가 KOL측에 대유리젠트 주식 고가매입을 제의할 당시 KOL은 이미 이 회사의 지분을 60% 이상 보유, 지배권을 확고히 해놓은 상태였다.

따라서 고 전 대유리젠트 사장과 공모, 이 회사 주식을 매집하며 주가를 조작한 진씨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놓치자 지분율을 `뻥튀기'해 KOL측에 떠넘기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애버링턴 부회장은 "이 건을 계기로 KOL 주주인 진씨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됐고 그에 대해 뒷조사를 벌인 뒤 계열사에 진씨와의 거래를 완전 단절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애버링턴 부회장은 "KOL의 지시를 무시하고 고 전 사장이 리젠트증권과 자회사인 리젠트종금을 통해 진씨를 계속 지원, 지난 5월 고씨를 해임시키고 진씨의 KOL지분(13.3%)을 담보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KOL측이 담보물로 확보하고 있는 진씨의 KOL 지분은 약 1천440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같은 담보물 등을 감안, 진씨로 인해 KOL이 입을 재정적 손실은 최악의 경우 140억원 가량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편 KOL은 아시아 전문투자그룹인 i리젠트그룹이 국내 금융산업 진출을 위해 지난 98년 2월 설립한 금융지주회사로 리젠트증권(옛 대유증권)과 리젠트종금(옛 경구종금), 리젠트화재(옛 해동화재)를 인수했고 일은증권 지분도 49%를 소유하고 있으며 리젠트자산운용을 설립, 보유하고 있다.

진씨는 KOL이 지난 해 6월 2차 증자를 실시할 때 고창곤 당시 대유리젠트증권 사장 소개로 3천만달러를 투자, 주주로 참여하게 됐으나 KOL 경영에는 일절 간여하지 못했다.(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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