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동화 모임이 아파트 이미지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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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기자]

이웃과 눈 마주칠 새도 없는 삭막한 아파트촌에서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해져 가고 있는 요즘. 이웃들과 정답게 교류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사례에 선정된 단지들입니다. 공동체를 회복하고 이웃과 함께 하는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공동체 활성화 단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싣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랑 함께 놀다가 도란도란 활동을 하고 계신 어머니한테 이런 모임이 있는데 함께 해보자는 권유를 받고 참여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구연동화라는게 뭔지도 몰랐는데 이 모임을 통해서 구연동화 강사의 초청 강의를 한번 듣게 되었어요.

그제서야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과 전체적인 내용 등을 파악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읽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오늘은 101동에 살고 있는 홍인자 씨가 선생님이 된 날입니다. 엄마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홍인자 씨는 '도란도란' 구연동화 프로그램을 듣게 된 이후로 아이의 감정표현이 예전보다 확실해졌다면서 흐뭇해 했습니다.

바로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초안산 쌍용스윗닷홈의 이야기 입니다.

이 단지에서는 엄마들이 만든 ‘도란도란’이라는 공동체 활성화 단체가 운영 중 입니다. 미취학 아동을 둔 엄마들이 직접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준다는 ‘도란도란’. 

이 모임이 처음 생길 때 부터 같은 엄마로서 주민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이 아파트 관리소장 조명화 소장의 남다른 애착도 엿보입니다. "노원구청에서 제안한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중에 단지 내 어린 아이들이 많다는 점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젊은 엄마들이 중심이 되서 어린 아이들을 위한 구연동화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고, 독후활동과 미술수업 등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동육아 프로그램, 엄마가 들려주는 구연동화

동네 어르신들의 배려로 노인정의 방 한 칸에서 시작하게 된 '도란도란'. 엄마들이 직접 벽지도 새로 바르고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면서 어린이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로 새롭게 단장 했습니다. 매주 화요일 이곳에서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어머니들이 돌아가며 직접 구연동화와 미술수업 등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과는 논술학습, 독서퀴즈, 현장체험학습 등을 진행하는 달콤한 배움터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단지이다 보니 일하는 엄마들은 직접 참여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 할머니 손을 붙잡고 구연동화를 들으러 오는 아이들도 있고, 주말에 있는 현장 체험학습에 함께하는 일하는 엄마들도 많다고 합니다. '도란도란' 회장을 맡고 있는 최성순 씨는 이 모임은 한마디로 엄마랑 같이 아이들이 수업하고 즐기며 나누는 활동이라며 즐거운 마음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고 소극적이던 엄마들도 이 활동을 통해 숨겨진 엄마들의 재능도 발견하게 되고 이웃간에 서로 공유하며 지내게 되었어요."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살맛 나는 아파트를 만들수 있도록 서울시에서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아파트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함께한 여주영 서울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의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단지별 특성에 맞는 입주민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초안산 쌍용스윗닷홈은 미취학 아동들이 많은 단지 특성을 잘 살려 공동육아 품앗이가 활성화된 사례입니다." 엄마들이 직접 선생님이 되어 단지 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달콤한 동화. 공동육아 품앗이를 통해 엄마들은 육아부담을 덜고, 아이들은 정다운 이웃 친구가 생겼습니다. 이들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삭막하기만 했던 아파트에서도 이웃과 함께 달콤한 정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요?

▲ 월계 초안산 쌍용스윗닷홈 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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