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튀는 성격이 적 많이 만들어 “포퓰리즘에 대한 지도부 경고” 분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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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의 실각을 초래한 표면적 원인으로는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부시장의 미국 영사관 망명 기도 사건이 꼽힌다. 일각에선 태자당(太子黨) 파벌인 보 서기의 낙마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하무인 격으로 적을 많이 만들어온 보 서기의 튀는 성향이 그의 정치적 낙마에 상당한 작용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올가을에 열리는 18차 당대회를 앞둔 당내 노선투쟁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베이징대 법학원 허웨이팡(賀衛方) 교수는 “권력 배분을 놓고 벌어진 당내 갈등이 있고, 분배·부패 등 사회 문제에 대한 당내 시각 차이도 존재한다”며 보 서기 실각 배경으로 당내 노선투쟁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 서기는 분배론을 내세웠다. 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저소득층을 위해 서민주택을 대대적으로 지었다. 농민들을 도시로 대거 이주시켜 도시민과 같은 권리를 누리도록 했다. 그의 라이벌인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 서기는 성장 론을 주장했다. 보 서기의 낙마를 계기로 성장론이 분배론을 눌렀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충칭 모델이 광둥 모델에 밀렸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소외계층과 지식인 계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분배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18차 당대회 이후 분배정책을 쉽게 접지 못할 거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성장과 함께 분배를 조화시키는 정책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보 서기의 실각에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에 대한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부정적 시각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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