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시리즈 분위기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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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의 네 번째 대결은 두산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두산은 2승2패로 균형을 이룸과 동시에 덤으로 얻는 소득 또한 많아 남은 3경기는 유리한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시리즈를 이기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LG 에이스 해리거를 두 번째로 만난 두산타선은 쌀쌀한 날씨 속에 선발 투수의 어깨에 땀이 스며들기 전인 1회 공략에 성공하며 승리의 교두보를 일찌감치 확보했다.

평소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해리거는 코너를 찌르는 특유의 제구력은 온데간데없고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2개정도가 빠지는 확연한 볼을 던져 1회 사실상 무너졌다. 심정수에게 137킬로의 몸쪽 높은 직구는 실투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LG는 1회초 안경현의 실책으로 얻은 기회에서 양준혁이 두산 선발 조계현의 낮은 변화구에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2회와 4회 밀고 당기며 2안타를 친 최익성의 뒤를 하위타선이 받쳐주지 못해 일방적으로 밀렸다.

조계현은 5회초 투구수 75개를 넘기며 김재현에게 복판직구 2개를 섞어 던지다 2루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곤 철저한 코너워크로 LG타선을 제압했다. 꽤돌이 유지현은 몸쪽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바깥쪽으로 승부하며 출루를 봉쇄했고, 바깥쪽 낮은 변화구를 주무기로 중심타선 공략에 성공했다.

두산은 초반 보내기번트와 더블스틸 등 벤치싸움에서도 LG를 눌렀고, 2루 수비에 나선 이종민이 성실한 플레이로 내야의 안정을 되찾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5차전은 한국시리즈를 향한 두 팀에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리드를 잡진 못해도 1회와 2회 두 차례의 공격에서 득점을 올리며 타선이 움직여야 중반 허리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선발투수를 빨리 무너뜨리는 것이 불펜싸움에서 이기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지름길인 만큼 초반전 결과가 승부의 관건이다. 2승2패지만 몰리는 입장인 LG의 타선이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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