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줄기세포로 각종 신체조직 생성 가능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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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줄기세포만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각종 신체조직의 생성이 성인의 줄기세포로도 가능하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신경-줄기세포연구소의 안젤로 베스코비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자연신경과학'' 10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성인의 뇌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그리고 직접 동물(쥐)의 체내에서 골격근(骨格筋)으로 배양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베스코비 박사는 성인의 줄기세포가 그 어떤 조직으로도 자랄 수 있는 배아 줄기세포만큼 융통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성인의 어떤 조직에 있는 줄기세포가 다른 조직을 생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베스코비 박사는 시험관 실험과 쥐실험에서 모두 뇌의 줄기세포가 근육세포와 접촉하면서 방향을 바꾸어 근육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성인의 특정 조직줄기세포는 다른 세포막과의 접촉을 통해 프로그램 변경 신호를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베스코비 박사는 신경 줄기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와 접촉했을 때는 신경조직에 없어서는 안되는 신경원(神經元)과 신경교(神經膠)가 되었고 근육조직과 접촉했을 때는 근육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성인의 줄기세포는 특정 조직에만 존재하고 이들의 내재된 프로그램을 변경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또 성인의 줄기세포는 아주 소량으로만 존재하며 이를 분리-순화시키기가 무척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자연신경과학''의 신경과학자인 찰스 제닝스 박사는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가 윤리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성인 줄기세포에 관한 이 실험결과는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연구를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논평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모든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세포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를 잘 이용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같은 퇴행성 질환 환자들의 손상된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새 조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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