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펜티엄 III 리콜 여파 '일파만파'

중앙일보

입력

인텔은 펜티엄 III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겨우 며칠 전에야 알게 됐다고 말하지만 웹사이트들은 몇 주전부터 이 같은 문제점들을 호소해 왔다.

인텔은 얼마동안 1.13GHz 펜티엄 III 칩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리지 않은 채 은닉하고 있었을까?

지난 28일 인텔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작동을 저해하는 문제 때문에 펜티엄 III 칩에 리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동안 제한된 수량으로만 공급됐던 이 칩은 몇 주간이나 불안정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PC 하드웨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몇몇 사이트들은 인텔 칩이 갖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보도했다.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는 2주전에 처음으로 이 칩의 불완전한 속성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그 후 하드OPC(HardOCP)와 아난테크(Anandtech) 같은 사이트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각 사이트마다 이 칩을 사용한 시스템의 장애를 보도했다.

2주전과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이런 보도에 대해 질문했을 때, 인텔 경영진들은 이 프로세서의 문제점들을 부인했었다.

인텔 부사장이자 마이크로프로세서 프로덕트 그룹(Microprocessor Products Group) 총괄 매니저인 앨버트 유는 지난주에 있었던 추계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회사측이 톰스 하드웨어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문제가 PC의 부팅 작용을 제어하는 BIOS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1.13GHz 칩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모든 것이 제대로 셋업돼야 한다." 유는 지난 주 "우리는 해당 시스템이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PC 제조업체의 고위 간부는 2주전에 "1.13GHz 펜티엄 III는 아직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프로세서들은 보통 회사측에 의해 주요한 성능 시험을 거치는데 1.13GHz의 경우 곧장 시장으로 직행한 것 같다면서, "인텔이 이 칩을 이른 시기에 출시하려고 했던 것은 PR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로 인해 기본적으로 기회를 잃게 됐다"고 혹평했다.

지난 28일 인텔 관계자들은 몇 일전부터 실행한 실험 결과 문제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두 번째 리콜

올해 인텔이 겪은 좌절은 이번만이 아니다. 인텔은 MTH(메모리 트랜스레이터 허브)와 관련해 문제가 표면화되자 820 칩셋의 리콜을 실시했었다.

관계자들은 프로세서 리콜이 너무 미미해 수익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일이 인텔에게는 불명예가 될 수밖에 없다. PC 제조업체들이 28일부터 1.1GHz 애슬론 기반 PC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C 시장에서 애슬론 칩을 제조하는 AMD는 인텔 최대의 경쟁업체다.

올해 인텔은 다른 실패들도 겪었다. 잘못된 메모리 트랜스레이터 허브 때문에 팀나(Timna) 밸류 PC 프로세서 출시를 지연시킨 것이 바로 그것이다.

IBM의 직접 판매 조직인 999ShopIBM은 1.13GHz 칩이 내장된 IBM 압티바(Aptiva) 시스템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서비스 담당자는 이 시스템이 올 10월에나 다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1.13GHz 펜티엄 III 칩의 리콜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면 자신이 구입한 PC 벤더와 연락해야 한다.

인텔은 1990년대 중반에 칩 산업 역사상 가장 유명한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초기 펜티엄이 종종 계산을 부정확하게 수행했던 것이다. 처음에 인텔은 이런 결함이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했으나 그 결과 생긴 악선전 때문에 입장을 바꾸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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