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연봉은 직원 스스로 결정하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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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커뮤니케이션은 캐릭터 전문 중개 사이트와 차세대 3차원 검색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벤처기업. 상하 직급이 따로 없는 인사제도와 직원들이 연봉을 스스로 결정하는 인사제도로 벤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오고 있다.

질문 내용을 DB로 축적하는 검색엔진

“마음껏 주문하십시오. 이렇게 해볼까요?”
아파치커뮤니케이션의 이종구 대표(36). 사진 찍힐 때마다 곤혹스러워했던 수많은 다른 벤처기업 CEO와 달리 이사장은 프로 모델 못지 않은 다양한 포즈와 자기 연출을 보여주었다.

아파치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상에서 캐릭터 전문 중개 사이트 캐릭터마트(http://www.charactermart.co.kr)를 운영하고 있는 벤처기업. 캐릭터가 필요한 수요자와 제작자를 연결시켜 준다는 취지다. 최근 한국통신 프리텔을 비롯, 이동통신업체와 무선 인터넷 캐릭터 단말기 배경화면 다운로드 서비스 계약을 잇달아 체결함으로써 캐릭터 사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최근 주력하는 사업부문은 새로운 개념의 검색엔진.

“차세대 3차원 검색엔진입니다. 한 번 질문한 내용들이 데이터베이스로 쌓이게 되죠. 다음 사람이 다시 그 질문을 하면 그동안 DB에 저장되어 있는 해당 질문과 가장 근접한 답변을 찾아주게 됩니다. 소규모 지식관리 시스템은 물론 기업 내부의 인트라넷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파치커뮤니케이션은 이 검색엔진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검색기능을 포함한 네트워크 기반의 질의, 응답 서비스 솔루션 QAgate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9월 1일부터 히어라닷컴(http://www.hereare.com)이란 검색엔진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사장은 공주사범대학 영문학과와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나왔고 삼부토건 기획실, 명성그룹 비서실, 왈부로코리아 인사담당 등을 거쳤다. 99년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주최한 벤처기업 양성 과정에 선발된 것이 지금 아파치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 때 응모한 아이디어가 바로 캐릭터 중개 사이트와 3차원 검색엔진이다. 명성그룹 재직 시절 김철호 회장의 비서를 맡은 것을 비롯, 인사, 총무, 관리 등의 업무를 두루 거친 탓인지 아파치커뮤니케이션에서도 독특한 인사제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직급의 상하 개념이 없다는 것과 직원이 받고자 하는 연봉을 1백%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

“임원과 팀장이 있지만 일반 사원은 없습니다. 직원들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책임자들입니다.”

아파치커뮤니케이션에서는 각종 경조사비 지원은 물론 직원들 부모에게 매월 10만원씩 용돈을 지급하기도 한다. 또 영화, 연극 등 문화활동비 지원과 스포츠 센터, 학원 수강비 지원 등 사람에 대한 투자에는 따라올 기업이 없는 듯하다. 지난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직원 1인당 복리후생 및 교육투자비가 5백만원이 넘는다.

학교 다닐 때부터 야학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사장은 각종 사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청소년 극단 ‘가람’ 대표를 시작으로 아가페 합창단 단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실련 부설 경제정의연구소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다소 뜻밖의 이력이라고 하면 대한경호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것. 알고 보니 유도, 합기도, 태권도 등을 합쳐 11단의 종합 무술인(?)이었다. 하지만 “싸움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며 겸연쩍어 했다.

최근 벤처기업의 자금난에 대해 “미국의 경우 투자회사가 마케팅도 도와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데 비해 국내 투자회사들은 너무 조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사장은 주주들에게 자주 메일과 전화를 통해 안부도 묻고 상의도 하기 때문에 주주들이 자신의 ‘성실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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