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부감성』 출간한 TMD교육그룹 고봉익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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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익대표는 “공부할 때 기쁨을 느끼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의 공부감성은 부모의 평소 언어습관이 결정합니다.”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된 느낌이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기쁨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뿌듯함 등이다. 이러한 느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공부감성』을 출간한 TMD교육그룹 고봉익대표는 “공부감성을 키울 수 있는 적기는 유아기부터 초등 저학년 사이”라며 “이러한 감성을 중·고교때 회복하려면 최소 3개월에서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부감성이란 단어가 낯설다.

“공부할 때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을 뜻한다. 공부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마음, 느낌을 포함한다. 공부감성은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부희열도는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될 때의 기쁨과 즐거움이다. 공부의지도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의지다. 지금 하는 공부가 자신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는 믿음은 공부 미래확신도라 정의한다. 시험대응도는 시험이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안정감을 뜻한다.”

-공부감성이 왜 중요한가.

“평생의 공부 저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 성적 상위1%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적이 있다. 이때 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공통적인 느낌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시적 감정으로 인한 동기부여와는 전혀 달랐다. 지속성이 있었고 근본적으로 기쁨, 흥미등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특별한 공부법이나 공부습관보다 공부 감성이 공부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하는데 얼마정도의 기간이 걸렸나.

“2007년부터 4년간 연구했다. 가장 먼저 성적이 상위 1%인 학생들의 공통점을 조사했다. ‘1% 스터디 솔루션 프로젝트’라고 불린 연구였다. 여기서 추출한 공통점인 공부감성을 정리하고 정의했다. 본격적 연구를 통해 공부감성에 공부희열도·공부의지도·공부미래확신도·시험대응도 4가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영역별로 각각의 공부감성을 정의 한 뒤 이러한 감성이 발생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파악했다. 각각의 공부감성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발생되고 개발되는지를 알기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각각의 공부감성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구체적인 변화가 생긴 학생의 사례가 있나.

“무수히 많다. 매일 부모와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초등 5학년은 공부희열도가 낮았다. 의무적으로 매일 문제집을 풀지만 공부 자체에 대한 흥미가 부족한 것이 성적 저하의 원인이었다. 5개월간 부모의 언어습관과 학생의 공부태도를 변화시키자 하위권이던 성적이 10등 이내로 뛰어올랐다. 초등학교 때 최상위권이다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반에서 20위권으로 성적이 떨어진 학생은 시험대응도가 낮았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태도를 변화시키고 시험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연습하자 다시 최상위권으로 성적이 향상됐다.”

-공부감성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3가지가 있다. 첫째는 한 가지 부분이라도 깊게 공부하는 것이다. 얕게 공부하거나 질보다 양 위주로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부담을 느끼게 된다. 깊게 공부할 때 희열을 느끼고 계속 공부하고 싶어진다. 둘째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공부의 결과에 집중하면 시험을 친 뒤엔 잊어버리는 공부를 하게된다. 지식이 축적되거나 관리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셋째는 공부하는 이유를 아는 것이다. 오늘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이해할 때 공부하는 수준이 달라진다.”

-학부모가 실수하기 쉬운 자녀의 공부감성을 손상시키는 말은.

“‘몇페이지 풀었어?’‘몇시간 공부했어?’식으로 공부의 질보다 양에 집중하는 질문은 공부희열도를 떨어뜨린다. ‘그렇게 공부하면 앞날이 캄캄하다’처럼 현재 상태를 가지고 미래를 규정하는 말은 공부의지도를 하락하게 한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도하지 않는 태도도 문제다. 대학에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무조건 대학은 가야 한다’식의 말은 공부미래확신도를 저하시킨다. ‘몇 등 하면 선물 사줄게’같은 말도 금물이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게 돼 시험대응도가 낮아진다.”
 
-공부감성을 키우는 영역별 교육법을 소개해달라.

“적은 양을 공부해도 100%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자체의 즐거움을 깨닫게 돼 공부희열도가 높아진다. 공부의 지도는 긍정적인 사고를 키우게 해 자존감을 향상시키면 상당부분 향상된다. 인생로드맵부터 장단기 계획을 세우는 과정은 공부미래확신도를 높일 수 있다. 시험대응도는 시험플래닝법과 시험피드백 습관을 익히면 저절로 향상된다.”

◆고봉익 대표=1975년생, 現 TMD교육그룹 대표, 공주교대 겸임교수,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주임교수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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