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하룻밤에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려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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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가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선물을 줄 수 있을까?

어른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산타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하늘을 나는 순록을 타고 굴뚝을 통과해 선물을 놓고 간단다"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산타가 마술을 부려 하룻밤 만에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요즘같은 과학의 시대에 이런 설명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한다.

영국의 영상 제작업체인 미디어스테이션은 산타의 선물 전달에 깔린 과학을 쉽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이 동영상은 지금은 망한 스파이 매거진의 1990년 1월호 기사를 참조했다.

먼저 전세계 70억 인구 중 어린이는 22억명이다. 이중 3분의 1인 7억명 가량이 기독교 문화권에 산다.

산타가 가톨릭 성자 성 니콜라스에서 유래했으므로 불교나 이슬람교·힌두교권의 어린이들은 산타의 선물을 못 받는다고 가정하자. 한 집에 평균 3.5명의 어린이가 산다고 하면 산타는 하룻밤에 2억채를 방문해야 한다.

세계에는 시차가 있으므로 산타가 쓸 수 있는 밤 시간은 30시간 정도다. 이를 계산하면 산타는 초당 1800채를 방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당 3700㎞를 이동해야 한다. 음속(초당 340m)의 1만배, 목성 탐사선 보이저호의 속도(초당 17㎞)의 200배를 웃돈다.

산타가 전달하는 선물 1개의 무게를 평균 1㎏이라고 하면 전체 선물의 무게는 무려 70만t에 달한다. 이는 대형 유람선 퀸엘리자베스호 4개를 합쳐논 것보다 무겁다.

음속의 1만배 속도로 70만t의 선물을 옮기려면 엄청난 공기 저항을 받는다.

루돌프 등 순록이 이 속도로 날았다간 바로 장작구이가 됐을 것이다. 산타도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입지 않는다면 생명이 위태로울 것이다. 이런 걸 감안하면 산타가 전세계 어린이에게 선물을 보내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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