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내 아이도 혹시…요구 거부 증후군 의심해 봐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아이가 말을 안 듣는 못된 버릇이 있다고요? PDA를 앓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보세요

부모라면 고집스런 아이를 달래느라 애를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일부 아이들은 어떤 종류의 요구도 참아내기 힘들어하는 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병리학적 요구 회피 신드롬(PDA: Pathological Demand Avoidance Syndrome)`은 아직까지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 지금까지 이 병의 환자로 알려진 숫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예측한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즈가 18일 보도했다.

"PDA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노팅엄주 엘리자베스 뉴슨 센터 아동병원의 소아과 의사인 필 크리스티 의사는 말했다. 최초로 이 병을 밝혀내고 명명한 의사다. 그녀는 "이 병은 진단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현재 아동 100명 중 한명이 자폐증세에 있다고 알고 있지만 PDA는 수치조차 파악 못한 상태"라고 했다.

부모들에게는 그저 `골칫거리`로만 인식될 수 있지만, 이 병을 가진 아이는 다른 사람의 기대나 요구치 등 어떤 종류의 요구조건도 회피하거나 조정하지 못하는 성격을 타고났다. 그들의 조정 수준을 넘어서는 어른들의 요구들은 불안수치를 극도로 높일 뿐 아무 효과가 없다.
이 병은 그저 `조금 다른 종류의 자폐증`으로 여겨질 정도로 자폐증과 유사하다. 두 병 모두 그들이 즐겨야 마땅한 것으로 보이는 것들까지도 요구로 받아들이고 이에 저항한다. 이 아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사회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불문율 등을 종종 무시하고, 조울증에 시달리며 환상과 실재를 혼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모의 요구에 저항하는 성향은 아이의 발달과정에서 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PDA는 행동의 정도로 측정될 수 있다. 돌 이후에 이런 경향이 증가하는지도 잘 봐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함으로써 그 고비를 잘 넘긴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은 PDA 환자들에게는 적합지 않다. 대신에 부모들은 요구를 줄임으로서 불안감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 영국 국립자폐학회가 운영하는 `영국 PDA 협회`가 이들의 부모들을 위한 책을 내년 초 발간할 예정이다.

이원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