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내야수 유망주 (1) 마커스 자일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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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들은 어떻게 아마추어 선수들의 재능을 판단할까? 물론 '선수들의 야구 재능을 보고 판단한다'가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그런 능력은 아주 탁월한 선수가 아니라면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직 그들은 준비되지 않은 배워야 할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은 대신에 더 빨리 배울만 한 선수들이나 배웠을 때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할 만한 선수들을 뽑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스카우트들은 타자들을 평가할때 다섯가지 재능(5 Tool)을 본다. 다섯가지 재능이란 정확한 타격 능력, 파워, 스피드, 송구능력, 수비력을 말한다. 모두 그 선수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들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 들이다.

그러나 이런 재능을 가진 모든 선수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또 이런 재능이 없다고 해서 모두 뛰어난 선수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작은 고추가 더 매운 법이다.

마커스 자일스는 96년 드래프트에서 53라운드에서야 비로소 아틀랜타의 선택을 받았다. 그만큼 그를 주목하는 팀은 거의 없었고 아틀랜타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우트가 보기엔 자일스는 너무 작고 빠르지도 않은 운좋게 지명된 그저그런 선수였다. 그러나 이제 자일스는 라파엘 퍼칼과 함께 모든 팀들이 탐내는 아틀랜타가 가장 자랑하는 유망주가 되었다.

97년 데뷔 첫해 자일스는 루키리그에서 파워, 정확성, 선구안을 모든 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98년에 드디어 매운 맛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싱글 A 사우스 아틀랜틱 리그에서 무려 37개의 홈런을 치면서 내야수로서는 드물게 홈런왕이 되었고 타율도 .329를 치는등 거의
트리플 크라운에 가까운 성적을 내면서 리그 MVP에 오른 것이다.

그가 뛴 구장이 비록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고는 하지만 37개의 홈런은 대단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의 포지션은 파워와는 거리가 먼 내야 2루였다.

이런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카우트들은 그의 능력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파워를 내기에는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99년에 자일스는 다시 한번 스카우트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이레벨 싱글 A인 캐롤라이나 리그에서 .326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비록 그전 해에 기록한 37개의 홈런에 비해서 적은 숫자이지만 여전히 40개의 2루타와 13개의 홈런을 치면서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면서 두번째 MVP가 되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더블 A로 올라와 .283의 타율에 13개의 홈런과 19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계속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일스는 작지만 타석에 서면 그는 아주 까다로운 타자가 된다. 작년 캐롤라이나 리그 타격왕이었고 통산 타율이 3할 2푼이 넘을만큼 아주 정확한 타격을 한다.

작지만 손목힘이 아주 강하고 스윙이 빠르고 짧기 때문에 충분히 장타를 때릴 수 있다. 또한 통산 출루율도 4할 1푼이 넘으며 삼진과 사사구의 비율은 거의 1:1일 정도로 좋은 선구안도 가지고 있다.

타구의 방향도 부채살처럼 퍼져있고 작년에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타율이 .379로 클러치 히터로서의 능력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유명한 좌완투수 킬러이다. 작년에 그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374를 쳤고 장타율은 6할이 넘었다.

데뷔후 그의 최대 약점이었던 수비에서도 작년에 그는 놀랄만큼
나아졌다. 제작년까지만 해도 자일스는 평균이하의 수비수였다.

25개의 에러를 제외하고서라도 그는 좁은 수비범위에 캐칭도 부드럽지 못했고 더블 플레이도 서툴렀다.

그러나 그는 부족한 재능을 엄청난 노력으로 메꾸었고 작년에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작년에
그는 고작 8개의 에러만을 범했고 수비율에서도 리그 1위였다.

단순히 에러 갯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많은 훈련을 통해 수비가 상당히 안정되었졌다. 특히 수비 범위가 많이 넓어졌으며 작년 후반기엔 새로운 더블 플레이인 라파엘 퍼칼과도 호흡이 잘 맞았다.

자일스는 빠르지는 않지만 2루를 보기에는 충분한 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며 루상에 나가면 아주 영리한 주자가 된다.

내셔날리그 최고의 팀인 아틀랜타의 최대의 고민은 바로 허약한
키스톤 콤비이다.

오랫동안 같이 뛰면서 호흡을 맞추어야 하는 팀의 주전 유격수와 2루수가 거의 매년 얼굴이 바뀌고 있으며 이들의 공격력도 팀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팀은 매년 이를 보강하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대부분 부진했고 팀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유격수 자리에는 팜에서 키워낸 20살의 라파엘 퍼칼이 있고 2루에는 마커스 자일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수비뿐만 아니라 좋은 재능을 가진 타자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틀랜타는 팀의 오랜 숙제였던 키스톤 콤비 부재를 해결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마커스 자일스 (Marcus Giles)

- 아틀랜타 2루수
- 1978년생
- 175 cm
- 84 kg
- 우투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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