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마라톤 페이스메이커 '우승'

중앙일보

입력

마라톤 페이스메이커가 '주연' 을 제치고 내친김에 월계관을 썼다.

22일(한국시간) 빈 마라톤대회 남자부 42.195㎞ 풀코스에 사이먼 보르(케냐)의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한 윌리 체루이요트(케냐)가 '배반' 의 주인공.

체루이요트는 2시간8분48초의 대회신기록까지 수립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페이스메이커는 정상급 마라토너 또는 대회 주최측에 의해 고용돼 마라토너의 구간별 페이스를 조절해 주며 신기록 수립에 일조하는 것이 주 임무.

막판까지 보르의 페이스를 끌어준 체루이요트는 골인지점을 앞두고 보르가 속력을 내자 이에 질세라 스퍼트에 나서 2초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체루이요트는 "우승은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멋진 레이스였다" 고 떠들썩한 반면 보르는 '잘난' 페이스메이커를 고용한 덕에 우승컵을 놓쳐 허탈한 표정.

지난해 3월 로마대회에서도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한 필립 타누이(케냐)가 '조연 역할' 을 망각한 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마우라 비세콘테(이탈리아)가 역시 2시간23분47초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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