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김응룡 감독, 프로 통산 최초 2천경기 출장

중앙일보

입력

우락부락한 얼굴에 거대한 몸집. 현역시절 넙죽 넙죽 공을 받아내던 재주로 `코끼리'라는 별명이 붙은 감독.

하지만 여우처럼 비상한 머리로 한국시리즈에서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인 김응룡(60) 감독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김응룡 해태 타이거즈 감독은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수단을 이끌고 출장해 프로야구 최초로 2000경기 출장기록을 세웠다.

지난 5일 개막전에서 회갑을 맞이했던 김응룡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 이듬 해인83년 4월3일 삼성전에서 처음 해태 사령탑에 오른 뒤 18시즌동안 `호랑이 군단'을이끌고 화려한 명성을 쌓아 왔다.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는 프로야구 판에서 김감독 만큼은 독보적인 존재로 꿋꿋하게 해태 덕아웃을 지켜왔고 현역 최고령이자 최장수 감독으로 지도자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김감독이 쌓은 업적 중 가장 위대한 것은 한국시리즈 9번 우승과 개인통산 최다승. 김 감독은 83년 부임 첫 해 우승을 시작으로 86년부터 89년까지 4연패를 달성했고 91년과 93년, 96년, 97년 등 무려 9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아 `불패 신화'를 이룩했다.

김응룡 감독은 또 유일하게 1천승을 돌파했다. 83년과 99년에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몇 차례 출장금지 제재를 받기도 했지만 김감독은 8일 현재 1천96승 858패 45무로 승률 0.561을 기록했다.

`명장 중의 명장'이라는 평판이 자자하다 보니 지난 겨울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10억원대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프로스포츠계에선 드물게 `감독 유치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감독은 박건배 해태 구단주와의 의리때문에 해태 벤치에 도로 주저앉았지만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해 올시즌 뒤 다시 스카우트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의 경기 출장기록은 2위인 김성근 전 쌍방울 감독(1천481경기)보다 500경기 이상 많고 선수 최다 출장자인 김광림(전 쌍방울, 1천630경기)보다도 훨씬 많은 대기록으로 좀처럼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메이저리그의 감독 최다출장기록은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에서 56년동안 7천755경기에 출전했던 코니 맥 감독이다.

통산 3천731승 3천948패로 승률 5할을 밑도는 코니 맥 감독이 56년동안 벤치에서 쫓겨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구단주 겸 감독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응룡 감독 연도별 출장 성적(8일 현재)
┌──┬────┬─────┬────┐
│연도│ 경기수 │ 승-패-무 │ 승률 │
│----│--------│----------├────┤
│1983│ 94 │ 51-42-1 │ 0.548 │
│1984│ 100 │ 43-54-3 │ 0.443 │
│1985│ 110 │ 57-52-1 │ 0.523 │
│1986│ 108 │ 67-37-4 │ 0.644 │
│1987│ 108 │ 55-48-5 │ 0.532 │
│1988│ 108 │ 68-38-2 │ 0.639 │
│1989│ 120 │ 65-51-4 │ 0.558 │
│1990│ 120 │ 68-49-3 │ 0.579 │
│1991│ 126 │ 79-42-5 │ 0.647 │
│1992│ 126 │ 71-54-1 │ 0.567 │
│1993│ 126 │ 81-42-3 │ 0.655 │
│1994│ 126 │ 65-59-2 │ 0.524 │
│1995│ 126 │ 64-58-4 │ 0.524 │
│1996│ 126 │ 73-51-2 │ 0.587 │
│1997│ 126 │ 75-50-1 │ 0.599 │
│1998│ 126 │ 61-64-1 │ 0.488 │
│1999│ 119 │ 52-64-3 │ 0.488 │
│2000│ 4 │ 1-3-0 │ 0.250 │
├──┴────┴─────┴────┤
│합계 1,999 1,096-858-45 0.561 │
└──────────────┰───┘
※ 9일 경기는 제외됐음.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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