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소렌스탐, 장기간 부진

중앙일보

입력

‘프로골퍼의 세계에 영원한 강자란 없다’란 진리가 아니카 소렌스탐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PGA투어의 경우 닉 팔도가 그랬고 코리 페이빈이 똑같았다. 이들은 한때 세계 최강이었지만 지금은 어떤 투어의 리더보드에서도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철저하게 망가져있다.

‘LPGA 천하무적’이란 이름을 얻으며 온천하를 호령하던 아니카 소렌스탐도 마찬가지다.
이 스웨덴 출신 금발의 골프천재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라앉아 떠오를 줄 모른다.

지난해 소렌스탐은 2개 대회에서 우승하고 4개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상금 86만3,000만달러를 챙겼다. LPGA 상금랭킹으로는 4위였으니 얼핏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전 성적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적이다.
98년 소렌스탐의 우승회수는 4회, 97년에는 6회에 달했으며 상금은 2년 모두 100만달러를 넘었다.

우승회수로 보면 소렌스탐은 97년을 시작으로 침체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렌스탐은 최근“2년전 나는 정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부진한 모습에 자극을 받았으며 더 열심히 연습해 올해는 달라질 것이다”고 재기를 장담했다.

하지만 올해도 그녀의 사정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 소렌스탐은 올해 3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커녕 우승권에 가깝게 다가간 적도 없다.

그녀의 최대 라이벌인 카리 웹이 올해 3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해 크게 부진했던 로라 데이비스까지 LA 우먼스 챔피언십 우승에 호주 레이디스 매스터스 상위권으로 재기에 성공해 소렌스탐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소렌스탐 자신은 “요즘 공이 잘맞는다. 게임도 즐긴다”고 애써 느긋해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녀의 부진이유로 ‘근성이 없어졌다’고 지적한다.

실제 그녀가 가장 최근에 출전한 컵 누들스 하와이언 레이디스 오픈의 성적을 보면 첫날 66타(6언더파)로 엄청 호성적을 기록, 우승예감을 가져다 줬지만 나머지 이틀에서 연속 1오버파(73타)로 부진했다. LA 우먼스 챔피언십에서는 참가신청을 잊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이늘 결코 소렌스탐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은 “소렌스탐이 결혼이후 나태해졌다” “너무 교만해졌다”는 이유를 지적하기도 한다.

소렌스탐은 물론 “우승은 시간문제”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장담을 믿는 사람이 점점 더 줄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녀가 첫 메이저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열리기 전 최소한 한 대회에서 우승해 나비스코의 우승후보 명단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