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 감소 사교육비 통계, 믿어야 하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교과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7천억 감소' 통계 결과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왜곡된 주장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교과부는 통계청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월 15일 "사교육비 총액이 2009년 21조 6천억 원에서 2010년에는 20조 9천억 원으로 약 7천 여억 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발표는 학생수 감소, EBS 교재 구입비 등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오히려 이 같은 변수를 반영한다면 실제 사교육비는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총액은 2009년 21조 6천억 원에서 2010년 20조 9천억 원으로 7,541억 원이 감소했다.

그러나 2010년 우리나라의 학생수는 2009년에 비하여 21만1천 여명이 감소하였으므로 사교육비 감소총액 7,541억 원 중 학생 수 감소 효과에 따른 감소액 약 5,891억 원을 제외한다면, 실제 사교육비 감소액은 약 1,65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통계에서 고의적으로 누락한 방과 후 학교 관련비용 1조2000억 원과 EBS 교재구입비 등의 증가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적은 액수다.

오히려 방과 후 학교 관련 비용과 EBS 교재구입비 등을 추가한다면 2010년 사교육비 총액은 2009년 21조 6천억 원에서 1조원 이상이 증가한 22조 6천억 원 이상이 된다.

교과부 발표의 허점은 월평균 사교육비와 EBS 참여율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2천원 감소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는 감소액이 1인당 1만원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강남 지역은 약 2만 4천원에 달했다. 전국의 학생수 7백23만6천명 중 서울의 학생수가 1백 26만4천명임을 감안할 때 전국평균 1인당 사교육비 절감액의 대부분이 서울 강남지역에서 절감되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남의 학부모들조차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학부모들의 말을 들어 보면, "경제가 하도 안 좋아서 강북이나 타지역에서는 줄었을지 몰라도 여기는 아니다"거나 "학교에서 가져온 사교육비 조사에는 학교에서 하는 보충과 특강만 기록하라는 지침이 딸려 왔다"는 의견이 많다.

즉, 학교 현장에서 교과부에 실적보고를 위하여 통계를 조작했으며, 교과부는 어디에서 어떻게 절감되었는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자료를 가지고 사교육비가 경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EBS참여율이 전년도 대비 3.6% 증가하였다고 보고하면서 'EBS에 참여하는 학생이 미참여학생보다 사교육비를 덜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일반고의 경우 연간 7만원의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고 학생의 월 교재구입비는 7천원으로 연간 8만4천원의 교재구입비가 드는 것이며 결국 1만4천원이 학부모의 부담으로 늘어난다.

이상의 왜곡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외국어교육협의회 박경실 회장은 "교과부의 사교육비 억제정책은 오로지 일반교과 교습학원에만 집중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습지 업체나, 제대로 조사되지 않는 개인과외 등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서 "손쉽게 억누를 수 있는 학원만을 탄압하는 것은 교과부가 실제 사교육비 경감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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