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향후 물가 낙관할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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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4일 “향후 물가상황을 결코 낙관할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향후 물가수준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힌 것은 대우사태 등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해소되면 저금리기조 등 기존의 통화신용정책을 긴축기조로 변경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는 수입물가나 단위노동비용 등 비용요인들이 물가상승요인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경기상승세의 지속에 따른 경제내 여유공급능력의 축소 등이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여 향후 물가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우그룹 구조조정 및 투신사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일단 이달중 통화정책은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실물경제 및 자산가격 동향 등을 면밀히 관찰해 향후의 물가불안 및 경상수지 악화 등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유의하기로 했다.

전 총재는 또 경기의 지속적 상승에 따른 총수요 증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감 증대에 대처하기 위해 일단 단기적으로는 저금리기조 유지 등 금융시장의 안정에 주력하지만 앞으로 시장불안요인이 해소되면 물가상승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신용정책을 변경할 수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또 투신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이 매입한 채권을 다시 매입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한은이 유동성을 지원하고 투신.증권사도 요청할 경우 보유 국공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매매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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