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임무 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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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신석(왼쪽) 원사가 복귀하는 아들 김태훈 하사를 격려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필승! 무사히 임무 마치고 복귀하겠습니다. 건강히 지내십시오.”

 29일 아라비아반도 동북부에 있는 오만의 샬랄라 항에서는 특이한 신고식이 진행됐다.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우리 선박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파병된 청해부대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임무를 교대했다. 아버지 김신석(50) 원사는 청해부대 6진인 최영함의 검문검색대 대원으로 29일 임무를 시작했다. 아들인 김태훈(24) 하사는 지난 9월부터 이곳에서 왕건함을 타고 임무를 수행했다. 해외 파병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임무를 교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신석 원사는 “지난 8일 부산 기지를 출발해 20여 일 동안 아덴만을 향하는 동안 아들과의 상봉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함상에서 아들과 상봉하고 복귀 신고를 받으니 느낌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전부대 동료 6명과 함께 아덴만 지역에 파병됐다”며 “31년간의 군생활 동안 아들과 임무를 교대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뿌듯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사는 최정예부대로 꼽히는 해군 특수전부대(UDT/SEAL) 소속이다. 그의 지원 계기는 아들이 근무한 이역만리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그의 주요 임무는 해적 발견시 고속단정(립보트)을 타고 해적선에 승선해 검문검색을 하는 것이다. 김태훈 하사는 왕건함에서 전자장비를 운영·관리하고 정비하는 전자하사로 근무했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에서 훈련하는 아버지를 보고 해군에 지원했다. 김 하사는 “아버지는 작은 보트로 거친파도를 헤치고 해적선에 승선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아버지가 건강하고 무사히 임무를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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