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애널리스트 ‘목표 주가’ 열에 여덟은 빗나갔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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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믿을 만한 게 못 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말이다. ‘앞으로 1년쯤 뒤 주가가 이렇게 될 것이다’며 제시한 목표 주가 열에 여덟은 전혀 맞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본지가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132개 종목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지난해 12월 1일 제시한 목표 주가 평균치와 올 12월 1일의 실제 주가를 비교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132개 종목 중 목표 주가를 통해 예측한 등락률과 실제 주가 등락률의 차이가 10%포인트 안에 든 것은 25개(18.9%)뿐이었다. 이런 차이가 30%포인트 이상 나는 종목이 절반 가까운 64개(48.5%)였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떨어진 종목도 무려 33개(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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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 주가에는 거품도 끼어 있었다. 실제 주가보다 목표 주가가 더 높게 잡힌 경우가 76개(57.6%)로 절반을 넘었다. 비교 시점이 된 1년간 코스피지수가 23% 상승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았는데도 실제 주가가 목표 주가를 따라잡지 못했던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이익을 추정한 뒤 그에 맞게 목표 주가를 계산한다. 이것이 잘 맞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삼성증권의 황금단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의 변동과 수요 예측, 경쟁 구도의 변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익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사가 아닌 자산운용사 쪽에서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는 소리가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의 도병원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관투자가들을 의식해 목표 주가를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증권사 내부 역할 중 하나가 기관으로부터 주식 위탁 매매 등을 따내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관이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 관리 차원에서 목표 주가를 높게 잡곤 한다는 것이다.

김경진 기자

◆어떻게 조사했나=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 주가를 제시한 132개를 골랐다. 개별 종목의 목표 주가 평균치를 계산한 뒤 목표 주가까지의 가격 등락률과 실제 주가 등락률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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