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함께 밀레니엄 콘서트를…

중앙일보

입력

새천년을 두달반 앞두고 있는 음악계에 '합창교향곡' 의 시즌이 돌아왔다.

극내에서도 '합창' 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와 더불어 송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다.

번잡한 일상사에 찌들려 1년 내내 음악회 한번 가지 않던 사람도 연말이 되면 문화생활을 등한시했다는 자책감으로 마지막 기회인 송년음악회에는 꼭 가봐야지 하고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올해는 '합창교향곡' 이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예년 같으면 12월 중순께 '송년음악회' 라는 제목으로 '합창교향곡' 을 연주했지만 올해는 '밀레니엄 콘서트' 라는 제목에다 공연 날짜도 12월 31일 밤으로 옮겼다.

음악을 들으면서 새천년을 맞자는 취지에서다.

천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이 뜻깊은 날을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어디서 무얼 하면서 보낼까 하고 벌써부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합창 교향곡' 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매진 사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티켓 구입은 물론 공연장 주변 식당을 이용하려면 일찌감치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좋다.

시기적으로 약간 성급하긴 하지만 1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부천시향(지휘 임헌정) 이 '합창 교향곡' 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소프라노 신지화.메조소프라노 장현주.베이스 김인수 등이 독창자로 나선다.032-663-1266. 부산시향은 12월 17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곽승 지휘, 소프라노 서경석, 메조소프라노 김신자, 테너 곽성섭, 베이스 김요한의 독창과 부산시립합창단의 협연으로 '합창' 을 공연한다.
051-625-7690. '20세기 마지막 합창교향곡' 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12월 31일 밤에 열리는 제야 음악회다.

밀레니엄 콘서트라 이색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보지만마땅하게 '합창' 만큼 좋은 작품도 없다.

벌써부터 각 교향악단에서는 소프라노.알토(또는 메조소프라노) .테너.베이스 등 4명의 독창자를 섭외하기에 바쁘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역시 서울 무대.

올해 마지막날 밤에는 예술의전당과 KBS홀.세종문화회관.포스코센터 등 무려 네군데에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이 동시에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02-580-1300) 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세종문화회관(02-399-1630) 에서는 정치용 지휘의 서울시향, 강남 포스코센터 로비에서는 금난새 지휘의 유로아시안필하모닉(02-598-8277) 이 각각 '합창교향곡' 을 연주하면서 자정을 넘기는 것. KBS교향악단 (02-781-2242) 은 KBS홀에서 KBS-1TV로 생방송되는 밀레니엄 콘서트에서 '합창' 을 연주한다.

또 지방에서는 대전시향(지휘자 미정) .울산시향(지휘 유종) 등이 각각 밀레니엄 콘서트에서 '합창' 을 들려줄 계획이다.

음악팬들이 어디로 발길을 돌릴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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