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스 〈Emotional Rescue〉

중앙일보

입력

1978년 롤링 스톤스는 그 누구보다도 화제의 스타였다. 앨범 〈Some Girls〉가 5백만장 이상 판매되었으며 〈Miss You〉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믹 재거는 이혼 뒤 새로운 연인 제리 홀과의 관계로 가쉽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했으며 키스 리처즈는 코카인과 히로인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풀려나 캐나다에서 꼼짝없이 갖혀 지내는 등, 좋은 이유보다는 언제나 그랬듯 안좋은 이유로 저널리스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키스 리처즈의 집행유예 판결 이후 멤버는 79년, 대대적인 순회공연을 갖고 이듬 해인 80년 앨범 〈Emotional Rescue〉를 발표한다.

이미 70년대에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을 모두 1위에 올려놓았던 슈퍼그룹 롤링 스톤스. 이 앨범 역시 80년 들어 6번째, 자신들에겐 80년대 첫번째 1위 앨범으로 장식한다.

믹 재거의 팔세토 창법이 압권인 타이틀 트랙 'Emotional Rescue'는 3위까지 오르는 히트를 했으며, 키스 리처즈가 보컬을 담당한 'All About You' 등 초강력 넘버들로 채워져 있다. 80년대 들어 이들은 점차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 아마도 R&B, 레개, 블루스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이 수록된 이 앨범이 그 시금석이 되었던 것 같다.

데뷔 초기 점잖은 대중에게 상스럽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음악을 하던 그들이 70년대엔 음악적인 성공으로 인하여 엘리트 대접을 받으며 국제적인 상류사회 계급의 회원이 된다. 그러나 그들의 철부지 같은 행동은 다시 80년대가 가까워오자 도를 넘어서게 되어 결국은 데뷔초기 악동 같은 이미지로 되돌아왔다.

그렇지만 이 앨범 〈Emotional Rescue〉는 그들의 모습이나 행동과는 달리 음악적인 발전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음악적으로만, 단순히 음악적으로만 본다면 이들은 쉽사리 발견하기 힘든 엘리트들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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