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삼성물산, 칠레 리튬광구 지분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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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이 세계 최대 리튬 산지인 칠레의 아타카마 염호(鹽湖) 내 개발사업에 진출한다. 2차 전지의 핵심 원료로 쓰이며 새로운 전략자원으로 부상한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삼성물산은 15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메리어트호텔에서 아타카마 염호 내 광업권을 갖고 있는 칠레 에라수리스 그룹이 추진하는 리튬 생산 프로젝트의 지분 30%를 인수하는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모두 1억9000만 달러를 투자, 리튬광구 개발을 위해 다음 달 설립할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을 각각 18%, 12%씩 보유하게 된다. 국내 기업이 탐사 단계를 넘어 실제 생산이 가능한 리튬 광구의 지분을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설립되는 합작기업은 내년부터 아타카마 염호 서부지역에 정제시설을 짓고 2014년에는 안토파가스타시 인근에 생산공장을 건설해 본격적인 리튬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나오는 연 2만t의 탄산리튬 판매권은 전량 국내 기업이 갖는다. 이는 지난해 국내 수요량(5140만t)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단계별로 시설 확충을 통해 연 4만t 규모까지 생산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여기에 이미 지분을 확보한 아르헨티나 광구의 물량인 연 6000t을 합하면 앞으로 10년간은 국내에 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산티아고=조민근 기자

◆리튬=반응성이 높은 희소금속으로 주로 탄산리튬·수산화리튬·염화리튬 등 화합물 형태로 가공돼 유통된다. 휴대전화·노트북·전기자동차 등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의 주원료로 쓰인다. 리튬 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6%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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