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값 벌어야죠’ 아빠 정조국 10호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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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공격수 정조국(26)이 올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31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시즌 10골(컵대회 포함)을 기록했다. 신인이던 2003년 12골에 이어 7년 만이다. 2002 월드컵 때 ‘견습생’ 신분으로 히딩크팀에 합류할 만큼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 그였지만 그동안 기대에 못 미쳤다. 부상도 잦았다. 하지만 아들을 얻은 뒤 일이 술술 풀린다. 아들이 태어난 다음 날이던 8월 21일 강원 FC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7골을 넣었다. 득남 후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고 싶다”던 그의 소망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요즘 그는 팬들 사이에서 ‘분유캄프’라 불린다. ‘분유값을 벌어야 하는 아기 아빠’와 네덜란드 특급 공격수 데니스 베르캄프(은퇴)를 합친 말이다. 정조국은 “동경하는 선수의 이름을 딴 별명이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마음에 쏙 들어한다. 골을 넣으면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고 아이를 위한 세리머니를 해온 그는 이날 반지키스로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시했다. 정조국은 “아버지가 된 올해 꼭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조국의 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서울은 부산을 3-1로 완파했다. 올 시즌 최소 2위 자리를 확보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대구 FC와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이겨 선두를 지켰다. 대전 시티즌과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경남 FC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K-리그 전적(31일)

서울 3-1 부산 대구 0-3 제주

수원 2-0 포항 경남 1-0 대전

◆30일 전적

전북 3-1 전남 울산 3-0 인천 성남 2-2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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