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장학금 남기고 떠난 참 스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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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장학금 덕에 어렵게나마 공부할 수 있었지요. 그 혜택을 후배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작은 정성을 남기고 갑니다."

부산대 기계공학부 백인환(65) 교수는 23일 의례적인 '퇴임논문집 봉정식' 대신 장학기금 1억원 전달식을 한 뒤 교단을 떠났다.

대학 당국은 백 교수의 호를 따 장학기금을 '일봉장학금'이라 명명했고, 내년부터 기금 이자를 이용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기계공학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백 교수는 정년을 3년 앞둔 지난 2002년 12월에 "퇴직 때까지 장학금 1억원을 기탁하겠다"고 약속한 뒤 ▶2002년 12월 3000만원▶2003년 12월 3000만원▶지난해 12월 3000만원▶지난달에 1000만원을 냈다.

백 교수는 이날 1억원 외에 200만원을 별도로 준비해 기계공학부 학생 2명에게 100만원씩 전하기도 했다.

경주고.경북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고교 교사를 하다 부산대 기계공학과에 편입한 그는 1974년부터 부산대 공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2003년에는 수필집 출간 후 판매 금액과 판권 일체를 청각장애인협회에 넘겨주기도 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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