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졸은 밀폐 용기(제관)에 특정 내용물과 액화가스를 넣고 가스가 기화하는 압력을 이용해 내용물을 내뿜는 분사제를 말한다. 파리·모기를 퇴치하는 살충제, 헤어 스프레이 등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한국에서는 한 해 1억2000만여 개가 팔리는데, 이 회사 제품이 70%를 차지한다.
승일은 2005년부터 280여억원을 투자해 기존의 인천공장을 이곳으로 옮겼다. 부지 규모가 2만8000여㎡, 공장 면적이 2만4000여㎡에 이른다. 11일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헨켈(독일)·3M(미국) 등 거래 기업 관계자 300여 명을 초청해 준공식을 한다. 현 대표는 “1961년 창업했으니 올해가 설립 50년째”라며 “신공장 가동을 계기로 기술력을 뽐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다녀간 한 해외업체는 천안공장의 생산능력과 효율을 따져보더니 즉석에서 중국에 판매할 살충제 500만 개를 주문하더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설립 이래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가량. 부탄가스 1위 브랜드 ‘썬연료’를 만드는 태양산업·세안산업 등 관계사까지 합치면 매출은 3600억원대로 늘어난다. 회사 창립자이자 현 대표의 부친인 고(故) 현진국 회장이 에어로졸 시장을 선점한 이유도 있지만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도 한몫했다.
그런데 현 대표는 어떤 이유에서 300억원 가까운 거액을 새로운 생산라인에 투자한 것일까. 더구나 국내 에어로졸 시장은 성장률이 연 2~3%에 불과하다. 다소 무모한 투자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현 대표는 웃으면서 “연간 6억~7억 개 시장이 이웃해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6억~7억 개 시장’이란 중국과 일본을 가리킨다. “200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 에어로졸이 수입되면서 국내 업체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밸브 고장, 가스 누출 등 품질에서 잦은 문제가 생겼다. 이후 유럽과 일본의 고객사들은 기술적으로 검증된 제품을 찾았다. 우리가 그 수혜 기업이다.”
해외영업 조직도 키우고 있다. 승일은 기존 7명이던 해외영업 인력을 올 들어 4배로 늘렸다. 현 대표는 “2015년까지 현 2000만 달러 수준인 수출을 5000만 달러로 늘릴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2000억원 매출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천안=이상재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