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고객만 2천만명 해가 지지 않는 커피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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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하워드 슐츠 회장은 195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카나지라는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미식축구에 소질이 있어서 노스 미시간대에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정작 대학 축구팀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해 졸업 후 제록스에 취직해 워드프로세서 판매원으로 일했다. 3년간의 제록스 근무를 통해 세일즈맨으로서의 역량을 보인 슐츠 회장은 가정용품을 파는 스웨덴의 해마플라스트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까지 오른다. 그러다 81년 커피메이커를 팔다가 스타벅스와 접촉하게 된다.

스타벅스는 고든 보커, 제리 볼드윈, 제브 시글 등 3명이 71년 공동 창업한 회사로 원두커피를 가공해 소매형태로 판매하면서 동시에 스타벅스란 이름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슐츠 회장은 당시 이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에 매료돼 고액 연봉의 안락한 생활을 던지고 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

이듬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의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는다. 밀라노에서 에스프레소와 카페라테를 맛 본 슐츠 회장은 이탈리아의 커피문화를 미국에 전파시키기로 하고 귀국했다. 그러나 원두커피 판매에 주력하려는 창업주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85년 현재의 스타벅스와 유사한 '일 지오날레'란 회사를 창업한다. 87년엔 자금을 투자받아 아예 스타벅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스타벅스 코퍼레이션으로 바꿨다.

이후 고급 이탈리아식 커피로 미국 서부지역을 석권한 뒤 89년 시카고를 시작으로 동부로 매장을 확대했다. 96년 사업 개시 10년만에 매출 10억달러를 넘겼고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하루 고객만 2천만명에 이른다. 슐츠 회장은 평소 자신의 회사를 나이키와 비교하길 좋아한다. 흔해 빠진 운동화를 수백달러를 주고 사야 하는 제품으로 끌어 올린 나이키처럼 단순하기 짝이 없는 커피를 차별화해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경영현황

▶설립:1985년 '일 지오날레'로 출발, 87년 스타벅스 합병

▶본사: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매장수:한국을 포함한 세계 30여개국 6천여개

▶직원수:3만여명

▶매출:30억달러(올해 예상치)

▶주요 제품:에스프레소 커피를 재료로 한 카페라테·카푸치노 등 커피 음료 30여종과 각종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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