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權의바다 인터넷]대선후보들 사이버 유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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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대통령 선거가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며 사이버 공간에서도 대선 열기가 뜨겁다. 5년 전 대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이버 토론과 게시판 문화가 활발하다. 20대 젊은층뿐 아니라 30, 40대의 인터넷 이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진영에서는 사이버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회창, 동영상과 이미지로 넷심(心) 잡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진영은 11월 말부터 당의 공식 홈페이지(www.hannara.or.kr)와 이회창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www.leehc.com)를 통합 운영 중이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정태윤 사이버본부장은 "민주당이 훨씬 인터넷 쪽에 노하우가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李후보의 인간미를 보여 주는 독창적인 사이트를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공식 사이트로 들어가기 전 李후보의 어제와 오늘·내일을 보여주는 플래시 동영상을 10분 정도의 분량으로 올려놓았다. '이회창TV'디렉터리로 들어가면 2∼3분 길이의 동영상도 시적인 메시지와 함께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다음·야후 등에 李후보 홈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는 배너광고도 걸어놓았다가 선관위의 지시로 2∼3일 만에 내렸다.

당원과 홈페이지 회원 등 13만명의 e-메일 클럽 가입자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e-메일도 보내고 있다. 20명의 인원이 홈페이지 관리와 e-메일 보내기에 매달려 있다. 이회창 후보에게 오는 개인 e-메일은 하루 50여건 정도. 李후보를 대신해 사이버팀에서 매일 체크해 중요한 내용을 보고한다.

#노무현,네티즌이 함께 꾸미는 홈페이지

민주당은 지난 9월부터 민주당 홈페이지(www.minjoo.or.kr)와 노무현 후보 개인 홈페이지(www.knowhow.or.kr)를 통합해 운영 중이다.

민주당 인터넷선거특별본부 천호선 기획실장은 "네티즌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쌍방향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루에 7천여건씩 올라오는 게시판 글 중 좋은 글을 모아 '베스트뷰'란 이름으로 따로 정리한다. '글발'이 뛰어난 네티즌 칼럼니스트 40여명이 올리는 글들이 특히 반응이 좋다고 한다. '노무현TV'에서 盧후보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하루 8시간씩 인터넷 라디오 방송도 하고 있다. 하루 방문자 수가 십만여명에 이르다보니 선거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를 정할 때도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는 투표를 해 반영하고 있다. 하루에 웹마스터에게 1백50여건, 노무현 후보 개인에게 1백여건의 e-메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측은 "30여명의 실무자들이 달라붙어 일하고 있지만 손이 모자라 놓치는 좋은 의견들이 많다"고 아쉬워한다.

#권영길,'꿈을 권하는 사람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홈페이지(www.ghil.net)는 매끄럽지는 않지만 사이버 공간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權후보의 유세현장을 쫓아다니며 촬영한 동영상 화면을 유세 일별로 볼 수 있다. 또한 '꿈을 권하는 사람들'이란 시리즈로 대학생·동화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權후보 지지 글을 올려놓았다. 사이버공간에서 權후보를 흥보하는 사이버 실천단도 모집 중이다.

#활발한 공명선거 캠페인

메신저·아바타·e-메일 등 첨단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이용한 공명선거 캠페인도 한창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www.daum.net)은 2002 대선유권자연대와 함께 대선특집 코너를 운영 중이다. '1백만 유권자 되기' 코너를 통해 네티즌들이 선정한 10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들을 집중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www.naver.com)도 대선 특집 페이지를 만들어 각 후보들의 공약과 지지도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www.ww.or.kr)도 지난달부터 MSN과 다음 메신저 등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메신저 액티비스트'운동을 펼치고 있다.시민행동 홈페이지를 통해 '메신저 액티비스트'로 등록한 네티즌은 대선 전날까지 사회 현안과 관련된 '오늘의 메시지'를 메신저를 통해 전달받은 뒤 친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프리챌(www.freechal.com)과 함께 다음달 19일까지 '공명선거 실천 및 투표참여 서명 운동'을 실시한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영어로 '디렉터리'라는 말은 정보를 나눠 정리하는 접근방법을 말해요. 미국에서는 전화번호부를 '텔레폰 디렉터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인터넷에서 쓰일 땐 주제별로 서로 연관이 있는 자료를 나눠놓은 공간을 의미해요. 가장 잘 알려진 예로 '야후 디렉터리'가 있는데, 검색 서비스에서 주제별로 관련된 사이트들을 따로 모아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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