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동결, 지금까지 대북 제재 중 가장 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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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북 금융제재 실무를 지휘해 온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테러금융·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 3월 방한 당시 2005년 미국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가 “대단히 큰 효과를 봤다”고 우리 측에 직접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지난 3월 10일 스티븐 멀 미 국무부 정무차관 선임고문과 비밀리에 방한해 우리 당국자들과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한 뒤 정몽준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북한이 BDA 문제로 얼마나 코너에 몰렸었느냐. 지금까지 미국이 가한 제재 중 가장 주효했다”며 “앞으로도 북한에는 ‘금융 옥죄기(financial squeeze)’가 가장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그들의 자금 운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대북 금융제재 실무책임자로 BDA 제재를 총지휘한 바 있다.

◆“북한도 모르는 북한 계좌 많았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2005년 미국이 동결한 BDA의 북한 돈 2400만 달러는 50여 계좌에 분산 예치돼 있었는데, 이 중엔 북한도 자기들 것인지 모르는 계좌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2007년 미국이 동결 계좌를 풀어 주면서 리스트를 북한에 통보해 주자 북한 측이 일부 계좌에 대해 ‘이것들도 우리 것이었나’ 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여 미국이 ‘당신들 것이 맞다’고 확인해 준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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