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제조업 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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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컴퓨터 프린터용 잉크를 제조하는 중소업체인 ㈜알파캔은 추석연휴도 3일만 쉬었다. 하반기들어 경기가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든 외국이든 주문량을 대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컴퓨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잉크완제품과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올 수출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영곤 사장은 "하반기들어 중국으로부터 주문이 많아 전반기보다 평균 10% 정도 수출량이 늘었으며 최근에는 잉크 원료의 수출까지 늘어나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중소제조업 경기가 하반기에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아직은 미국 경기 불투명과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불안한 면이 없진 않지만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본격적으로 중소기업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소기업청이 23일 발표한 향후 중소제조업 경기지수 전망치를 보면 9월과 10월에는 전월보다 각각 0.3% 상승한 1백4.0과 1백4.4(1995년을 1백으로 할 때 경기지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소제조업 경기지수는 지난 6월 전월 대비 0.2% 감소한 1백4.2를 기록한 이후 8월까지 3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 경기지수는 국내기업의 생산·출하지수와 제조업가동률지수, 노동투입량 등의 통계자료에 기초해 수치화한 것으로 기업의 지표경기를 반영하며, 표본기업들을 설문조사해 작성하는 기업실사지수(BSI)는 조사시점의 체감경기를 반영한다.

중소기업청은 또 7월의 중소기업 경영환경지수가 전월 대비 0.7% 감소한 1백5.9(95년 1백 기준 대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6월(1.6%)보다 하락폭이 대폭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고용과 생산성·재고순환·자금사정·채산성 등에서 0.2∼0.8%씩 감소했다.

중소기업연구원 심우일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중소기업의 기술력 강화정책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주 수출대상국인 중국경제가 계속해서 고성장을 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경기는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형규 기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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