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상장사 '무차입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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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상장사들은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을 많이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애드·제일기획 등 24개사는 6월말 현재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 참조>

무차입 경영을 하는 기업은 지난해엔 11개사였으며(연말 기준), 2000년과 1999년엔 각각 19개와 10개에 그쳤다.

22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사 중 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4백45개사를 조사한 결과 6월말 현재 총 차입금은 1백30조9천4백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3조6천31억원(9.4%)이 줄었다.

특히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52조7천9백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2%나 감소했다.빚을 많이 줄인 회사는 SK글로벌·현대산업개발 등이었다.

이처럼 차입금이 많이 줄어든 것은 상장사들이 영업실적 호조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KT·한국담배인삼공사 등의 민영화 추진에 따른 사채 발행 증가로 장기 차입금은 78조1천4백8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6월말보다 5.7% 가량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기 차입금이 다소 늘었지만 단기 차입금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장사들의 재무구조가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시장·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에 얼마나 의존하는가를 알 수 있는 차입금의존도(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는 27.9%로 지난해 6월말보다 2.6%포인트 줄었다.이는 일본(29.7%)보다 낮지만 미국(27.4%)보다는 높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으면 신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통 30% 아래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금융전문가들은 말한다.

◇무차입 경영=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 얻은 돈(납입자본)과,은행차입·회사채 발행(부채)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사업을 한다. 싼 이자로 필요할 때 돈을 잘 빌리는 것도 경영 수완이지만, 차입금이 많을수록 이자비용 등이 증가해 경영엔 부담이 된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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