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청와대 멤버들이 이임식을 마치고 떠난 지 4시간 뒤인 16일 오후 2시 3기 청와대 멤버들이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관에 짐을 풀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그리고 정진석 정무· 홍상표 홍보·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등이 그들이었다.
청와대를 떠나는 참모들이 16일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박형준 전 정무수석, 박재완 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신임 참모진에게 임명장을 준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이 대통령, 백용호 정책실장, 김윤옥 여사, 홍상표 홍보수석. [조문규 기자]
하지만 바로 이런 면모가 경선 캠프 출신의 한계라는 지적도 많았다. “충성심 때문에 이 대통령 비판세력과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특히 한나라당에선 “경선 때 악연 때문에, 박 전 대표 진영 측 인사들과 100% 화해하지 못한다”는 눈총이 이들에게 쏟아졌다.
새로 출범하는 3기 청와대는 이런 ‘경선의 추억’으로부터 자유롭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비교적 오래 이 대통령을 보좌한 편이지만, 그도 경선 땐 당내 중립지대였던 ‘중심모임’에 속했다. 백용호 정책실장도 이 대통령과 15년 지기지만, 주로 정책적 조언을 해온 측근이다. 정진석 정무수석도 이 대통령을 지지하긴 했지만 소속 당이 달랐다. 결국 뜨거운 경선 현장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인 셈이다. 나머지 수석들은 대부분 이 대통령의 경선 시절을 모르는 ‘외인부대’ 출신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들조차 “3기 수석진은 보다 차분하고 기능적인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 출신 여권 관계자는 “‘원조 참모’들이 떠나면서 이 대통령이 외로워질 수 있다”며 “자칫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기까지 시행착오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태희 실장 등 신임 참모진에 임명장을 수여하며 “청와대는 어려운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글=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