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장세 "어찌하오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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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23일 큰폭으로 반등함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갖고 있는 주식을 처분해야 할지, 저가를 기회삼아 추가 매수에 나서야 할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국 증시와 여기에 연동해 움직이는 국내 증시 여건을 감안하면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3일 반등이 입증했듯이 국내 증시 여건은 미국과는 다른 만큼 섣부른 투매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국내 주가 하락이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오히려 지금을 매수 적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 거래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에 나선 지난 15일 이후 23일까지 6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곤 줄곧 매수 우위를 보여 왔다. 특히 미국 증시의 폭락 여파로 주가지수가 30포인트 넘게 빠진 22일에도 6백3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키움닷컴의 안동원 상무는 "개인투자자도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통한 정보 교환 등으로 주식투자의 전문성이 향상돼 과거와 같은 뇌동매매 현상은 많이 줄었다"며 "요즘과 같은 상황에선 대형 우량주를 사두고 꾸준히 지켜보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상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2단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좋은 만큼 일시적으로 빠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도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백 이사는 "앞으로 주가 추이는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이냐와 국내 증시가 미국과의 차별화를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두가지 측면에서 볼 때 비관적인 견해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만큼 주식을 보유하거나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태여서 증시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는 회계부정 문제가 가라앉으면 미국 증시가 더 이상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과 한국 증시가 미국 영향을 벗어나 독자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조이사는 또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게 부담스럽다면 지금과 같이 주가가 많이 빠졌을 때 주식형 펀드를 사두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관망하는 투자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한다.

교보증권의 김석중 상무는 "미국 증시의 불안이 그치지 않는 한 일시적으로 7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아직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을 권유하기엔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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