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고건씨, 노무현 代打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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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개각이 임박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의 대안(代案)으로 이한동(漢東)총리와 고건(高建)전 서울시장 영입론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정몽준(鄭夢準)·박근혜(朴槿惠)의원 영입론도 별다른 성과가 없자 나오는 얘기다.

이런 움직임은 주로 동교동 구파와 비주류 일부가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개각에서 총리의 거취와 향후 행보 등을 살펴보는 건 또하나의 개각 감상법이다. 동교동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총리나 高전시장은 행정경험이 많아 보수층·중산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맞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범동교동계의 또 다른 중진의원도 "후보가 이미 여러 차례 재경선을 공언했다"며 "8·8 재·보선 이후엔 재경선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즘 이들의 관심은 총리 쪽에 쏠리는 눈치다. 경기도 출신인 총리를 앞세우면 경기·강원 등 중부권 공략이 가능하고, 자민련과의 합당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총리가 대안으로 부상할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김심(金心:金대통령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총리의 측근들도 "개각 이후에도 역할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보 측에선 '단순한 그림'이라고 일축했다. 1997년에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고, 정권교체 후엔 자민련으로 옮겨갔다가 지난해 9월 자민련의 공동정권 철수 때도 총리직에 잔류해 비판을 받았던 점을 국민들이 잊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을 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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