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 오토바이로 한국 공략" : 한국에 진출한 日 혼다 스즈키 전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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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일본 혼다자동차가 한국 오토바이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오토바이 판매회사인 '혼다모터코리아'를 세운 데 이어 24일 서울 반포에 전시장을 열고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 본사에서 아시아·태평양 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스즈키 가쓰로(61·사진)전무는 전시장 개장식에 참석차 내한해 "오토바이 몇대를 파는 것보다 혼다의 정신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급 자동차의 경우 엔진성능 등 하드웨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회사가 고객에게 어떤 태도와 기업문화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그의 논리다. 혼다는 '고객에게 꿈을 준다'는 기업문화가 그대로 상품에 반영돼 성공했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오토바이 시장은 17만대 규모. 이 중 99%를 대림·효성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를 외국업체들이 나눠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림·효성 등 국내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1백25㏄ 이상 대형급으로 1천만원대를 넘는 고가 오토바이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혼다모터코리아는 올해 2백40대의 오토바이를 팔 계획이다. 오는 2006년께 판매대수를 2천대로 늘리겠다는 게 혼다의 목표다. 혼다가 팔 오토바이의 가격대는 4백95만~2천2백만원선이다.

그는 혼다모터코리아가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토바이 사업을 통해 한국 시장을 공부한 뒤 결정할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늦어도 수년 내 혼다 승용차가 한국 시장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0년 서울 모터쇼에 혼다의 대표 차종인 어코드와 레저용 밴 오디세이를 출품했는데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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