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는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대결은) 양당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옥탑방이라는 말을 아느냐"는 질문에 李후보는 "잘 모르겠다"며 얼굴을 붉혔고, 질문자는 "1970, 80년대부터 쓴 서민과 관련된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몇몇 대목에서는 비교적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가족 등 신상 문제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였고,한나라당이 타이거풀스에서 후원금 5천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선 "확인한 뒤 말하겠다"고 비켜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대중 대통령과 화해할 용의는.
"만날 수는 있다. 그러나 만난다고 모든 게 덮이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보다 20,30대에서 지지율이 떨어진다.
"저에게 부족한 게 많았다. 적극적으로 이회창의 본질을 알려가겠다."
-6·15 남북 정상회담을 존중한다면서 제2항(통일 방안)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회담의 기본 정신은 남북 정상이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가자는 것이다. 이 정신은 다음 정권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다만 내용 중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을 짚은 것이다."
-제2항이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친재벌적이란 비판이 있는데.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다. 성장하지 않고 분배를 강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사기다. 성장하면서 분배를 도외시하는 것은 불의다."
-여학생들을 '빠순이(오빠부대, 또는 유흥업소 종사자를 가리키는 비속어)부대'라고 불렀다.
"입력을 잘못 받았다. 좋은 말인 줄 알고 했더니 아주 썰렁하더라.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 일난다는 것을 알았다."
-97년 병역 논란 중 李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가 사회 봉사를 한다며 소록도로 갔는데 중간에 나온 것 아니냐.
"소록도에서 나환자의 대소변을 받고 목욕시키는 일을 했으나 치질을 크게 앓아 수술을 받았다. 그 뒤엔 과천에서 봉사했다."
-대선 때 상당한 정치자금이 필요한데.
"힘들고 아픈 대목이다. 과거엔 대선 후보가 마련했던 것 같은데 97년에는 그걸 못해 당에서 핀잔을 들었다. 이번에도 정당한 돈으로 치르겠다. 그렇다고 후원금 낼 분이 안내도 되겠구나 하지 말고 내줄 것은 내달라. (웃음)"
-집권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것인가.
"당연히 만날 것이다. 하지만 金위원장이 남북회담 이후 약속을 지킨 게 별로 없어 신뢰성이 있나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도 있다."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