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신흥시장서 한국 비중 확대 외국인 매도세 진정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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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앞으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세계의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잣대로 삼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얼(MSCI)의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 주식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MSCI는 11일(현지시간) MSCI EMF(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 증시의 비중을 현재의 19.3%에서 21.1%로 1.8%포인트 확대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비중은 오는 5월 31일 증시 종료 후부터 적용된다. 이로써 MSCI는 지난해 초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의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MSCI는 이번 조정에서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총망라하는 MSCI ACWI(전 세계 지수)에서 선진시장 비중을 95.2%에서 96.3%로 늘린 반면 신흥시장의 비중을 4.8%에서 3.7%로 낮췄다. 이로 인해 한국의 비중은 신흥시장 지수에서는 높아졌지만 ACWI에서는 종전의 0.93%에서 0.78%로 낮아졌다. MSCI는 이번 신흥시장 지수 조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중을 가장 많이 높였으며 그 다음으로 한국의 비중을 확대했다.

MSCI는 또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의 비중을 1.52%포인트 높였고,에너지·기타금융·보험·내구 소비재의 비중을 높인 반면 전기가스·통신서비스·음식료·소매업종의 비중은 하향조정했다.

종목별로는 KTF·삼성전자 우선주·포항제철 등의 지수편입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SK텔레콤·한국전력·신한금융지주의 비중은 다소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이미 예고된 것이며, 한국 주가 상승에 따른 수동적인 조정인 만큼 신규 투자자금을 불러들일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즉 한국의 주가상승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데 따라 해외 투자자들의 펀드 내에서 한국물의 비중이 크게 올라갔다. MSCI는 이처럼 한국물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수용하기 위해 한국의 비중을 높였다.

따라서 비록 신규 투자는 유발하지 못하더라도 매도압력은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펀드에서 한국 물의 비중이 MSCI 신흥 시장 지수를 웃돌게 됨에 따라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비중을 줄여왔다"며 "따라서 이번에 MSCI가 한국의 비중을 높임에 따라 매도물량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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