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레크리에이션으로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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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한국치료레크리에이션협회(회장 김융일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장)가 최근 '레크리에이션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활동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1990년 설립한 협회의 지금까지 활동 대상은 정신지체아·치매노인 등 장애인. 협회가 서비스 대상을 일반인에까지 확대한 것은 주5일 근무와 무관하지 않다. 여가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레크리에이션의 필요성이 바쁜 일상의 일반인에까지 확산하기 때문.

협회는 레크리에이션이 개인의 삶의 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채준안 교수(사진)는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하면 흔히 기타 치고,풍선 터뜨리는 놀이로 알고 있지만 실은 개인의 사회적·정신적 기능의 회복과 향상을 도와주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치료레크리에이션이란 용어에는 여가생활 설계를 통해 행복하고, 조화로우며, 능률적인 삶을 되찾아주는 뜻이 내포돼 있다는 것.

협회는 지난달부터 우울증 여성과 은퇴자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부턴 컴퓨터중독증 청소년을 대상으로 새로운 '백신'을 가동할 예정이다.

채교수는 "우울증 주부를 위한 레크리에이션 백신은 보통 4주 프로그램(주 1회 90분)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모임은 어릴 적 재미있게 놀았던 놀이를 재현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임은 다시 여고시절에 대한 회상, 남편과 자신의 사랑과 만남, 결혼생활 탐구로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와 웃음 지수를 계량화해 자기발견을 하는 것. 이러한 진단을 통해 개인에 맞는 여가활용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채교수는 "여가 철학을 갖고 설계를 하는 것이 주5일 근무시대에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직장인·청소년·노년층에까지 여가생활 개발과 보급 활동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94년부터 치료레크리에이션 지도자도 양성하고 있다. 02-525-5596.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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